로봇수술의 허와 실

입력 2011-07-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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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로봇수술 권하는 병원들

탤런트 고(故) 박주아 씨가 로봇수술(다빈치 로봇)을 받은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사망하는 의료사고가 발생해 로봇수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2005년 국내에 본격 도입된 로봇수술은 현재 27개 병원에서 33대 기기를 이용해 각종 암 수술 등에 이용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아직 안정성과 실효성 등에 대해 검증된 바 없다. 하지만 병원들은 대외 이미지와 영리를 목적으로 로봇수술을 적극 권하고 있는 실태를 알아 본다.

광주에 사는 차모씨(남.55)는 지난 3월 초 췌장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을 급하게 찾았다. 이 병원 주치의는 수술 부작용도 적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수술기간을 포함해 개복수술 보다 퇴원이 빠르다며 로봇수술을 권했다.

차모씨는 “일반수술을 하려면 2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로봇수술은 다음 주에 바로 입원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고 말해 "수술비 부담이 컸지만 자식 입장에선 급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선택(로봇수술)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지난 2005년 식약청이 시술을 승인한 이후 작년 10월말 현재 1만3700건의 수술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비뇨기관,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가장 많은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전립샘암의 경우 개복 수술 및 복강경 수술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고, 출혈량이 적어 인기가 높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립선암의 경우 약 60%가 로봇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갑상샘 절제, 신장절제 등에도 로봇수술이 시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장암과 위암수술 등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문제는 로봇수술 후 장기 생존율, 재발률, 부작용 등과 같은 수술 결과에 대해 기존 개복수술과 비교해 효과가 높다고 할 만한 임상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로봇수술법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안전성과 실효성에 있어 높은 가격대비 치료 효과가 높다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서울의대 종양내과 교수)은 “로봇수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고가이며 비급여 이기 때문에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며“현재까지의 근거에 입각해 분석했을 때 가격대비 치료 효과가 크다고 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즉, 로봇수술은 기존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에 비해 고가이고 건강보험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의 비용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수술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0~1200만원 선으로 추정되며 이는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약 2~6배 고가이다. 물론 로봇수술이 기존 복강경 수술의 문제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로봇수술은 3차원의 양안렌즈를 사용해 입체감을 높였고,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수술자의 손 떨림을 자동으로 제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에 대한 안전성과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병원들이 개복수술은 합병증이 많고, 로봇수술이 최고의 수술인 것처럼 과대홍보를 하면서 로봇수술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을 시술하는 의사들 조차 이러한 행태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서울의대 김형호 교수(외과)는 “로봇수술을 5번 정도하다가 환자가 6배 이상의 돈을 낼만한 근거를 찾지 못해 이제는 이 수술을 권하지 않고 있다”며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과 비교해 실효성이 높다는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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