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기막힌 현실 누가 왜…

입력 2011-07-04 11:05 수정 2011-07-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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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우왕좌왕·론스타 먹튀·은행은 부실화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중간 배당을 챙기는 기막힌 현실이 벌어졌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영지표가 날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보신주의와 노조의 이중적 태도로 론스타의 ‘먹튀’ 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악화되는 외환은행 경쟁력=4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보유한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에 고액의 중간배당을 요구해 4969억원(주당 1510원)의 현금을 챙기게 됐다.

향후 은행 발전이나 투자를 위한 유보 대신 배당으로 이익을 고스란히 빼먹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로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 받아간 배당총액은 1조7099억원으로, 최근 5년 외환은행의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은 동종업계 3배에 달했다.

이는 외환은행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최대강점이던 외화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은 론스타 인수 전인 2003년 말 21.2%에서 지난해 말 17.6%로 줄었다.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8.7%에서 8.3%로 감소했다. 외환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86억원으로 작년 4분기에 비해 32.7% 감소했다. 다른 은행들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효과를 누리며 순이익이 뛰었던 것과 대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인해 미래 투자여력이 줄면서 외환은행의 영업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이는 각종 경영지표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노조, 책임 크다= 이처럼 외환은행 앞날에 ‘빨간불’이 커지면서 금융당국과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 모두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1월 이후 조합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투쟁지침을 내려보냈다. 특히 트위터 등을 통해 일반시민과 교류하면서 하나금융 인수의 부당성 중 하나로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한 지난해 11월 직전까지만 해도 지속적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으로 인해 론스타의 과도한 배당이나 투자 미비 등을 놓고 맞서질 않았었다. 이같은 노조의 이중적 태도가 결과적으로 론스타의 ‘먹튀’를 도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보신주의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당국이 보신주의에 젖어 외환은행 문제 처리에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론스타의 ‘먹튀’를 조장하고 외환은행을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방치했다는 것이다.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교수는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건에 대해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외환은행, 나아가한국금융산업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하나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협상에 준하는 재계약을 할 경우 ‘먹튀’를 도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각협상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으로부터 고액 배당금을 챙기면서 외환은행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 가격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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