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세력 K씨 "대박만 쫓다가는 쪽박만…"

입력 2011-06-10 10:38 수정 2011-06-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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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비하인드 인터뷰]

“개인투자자들에게 작전의 소식이 전해졌다면 이미 끝물입니다. 대박만을 쫓는 투자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쪽박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위 ‘작전세력’의 산증인인 K씨(40세)를 어렵게 만났다. 대부분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작전세력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강남 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알려진 C회장의 오른팔인 그의 업력은 14년. 내달로 개장 15년을 맞는 코스닥 시장의 산전수전 공중전을 일선에서 모두 보고 겪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2월 상장폐지 된 오일샌드 테마주 H사의 숨은 자금줄이기도 하다.

K씨는 “사채시장에서도 자금대여시 회사가치부터 자세하게 파악한다”며 “대박만을 쫓을 게 아니라 회사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투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투자습관의 개선을 강조했다.

-사채업에 종사한지는 얼마나 됐나.

▲1998년 일을 시작했다. 초기에 남대문 시장에서 일수자금 수금을 시작으로 지역관리와 채무독촉을 위주로 했다.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명동으로 진출해 상장사 주식담보대출 업무를 보게 됐다.

-주요 수입원은 뭔가.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나 대주주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해 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수입원이다. 보통 설정 수수료와 선이자를 제하고 지급한다. 10억원을 대출할 경우 최소 20억원 이상의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고 약 9억원 정도가 지급된다. 매월 4~5%의 이자를 받는다.

-운영 자본금은 얼마나 되나.

▲3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운영한다. 100% 자체자금은 아니고 투자자를 유치해 운영자금을 늘린다. 대부분 투자경험이 많은 재력가들과 상류층 자금이 많고 고위공무원들 자금도 꽤 있다.

-자금 대여 기준은 뭔가.

▲담보물 보유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사채자금을 빌려서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실한 회사가 많지만,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회사 인수 이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치고 빠지는 작전세력들이 많다. 자금 회수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담보 설정 대상은 어떤 게 있나.

▲BW, CB, 주식, 부동산 또는 채무자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담보물 등이다.

-이유 없는 급락종목들은 담보 설정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로 보면 되나.

▲이유 없는 급락 종목 대부분은 대표이사의 횡령이나 분식회계 등 내부적인 문제지만 배후에는 사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70~80%는 반대매매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특히 코스닥과 코스피 소형주의 경우 거의 확실하다.

-사업보고서를 맞추기 위한 단기 자금은 이자가 엄청나다고 들었다.

▲부실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자금이 비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질권이 설정된 통장에 입금해 자금을 보호하거나 수표로 발급해 담보로 가지고 있다. 날짜가 임박할수록 이자가 점점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힘들다.

-요즘도 단기자금 대여 업체가 많나. 최근(2009년, 2010년) 사례와 함께 과거와 비교할 때 어떤가.

▲2009년, 2010년에 엄청난 손해를 봤다. 코스닥 회계규정이 강화돼 여러 업체의 담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됐고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이 된 경우도 많다. 과거의 경우는 자금을 맞춰 놓으면 대부분 감사를 잘 넘어갈 수 있었지만 2009년부터 자금의 증명이 쉽게 되지 않아서 상장폐지 된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다.

-돈 빌려줘서 낭패 본 경험은.

▲마음먹고 해외로 도피하는 경우도 있다. 담보권 행사로 손실을 최소화하지만 최근에는 수표위조를 통해 사채업자에게 사기 치는 일도 발생했다. 사채업자도 가끔 실수를 한다.

-명동의 시각으로 바라 본 코스닥은 어떤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해 성공할 수 있나.

▲주식시장을 잘 아는 편은 아니다. 확실한 건 코스닥에는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회사들이 많다. 주인 없는 가게도 잘 되는 경우가 없는데 상장사라면 오죽하겠나. 개인투자자들의 귀에 까지 정보가 전달 됐다면 이미 끝난 정보라고 생각하면 된다. 투자 습관부터 바꾼다면 옥석을 가려낼 수 있지 않겠나. 우리도 자금을 빌려주는 경우 그 회사 가치부터 먼저 자세히 파악한다.

-작전세력의 자금 수요도 많다고 들었다.

▲작전의 밑그림을 그려오는 브로커들이 있다. 대부분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자금이 나갈 때 좀 더 신중을 기해서 담보를 설정하고 자금회수 기간을 매우 짧게 가져간다. 예전에는 많았지만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

-기억에 남는 상장사가 있다면.

▲지난해 상장폐지 된 오일샌드 기업 H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죽어가는 회사에서 자금을 투여했고 고생을 굉장히 많이 했다. 대부분의 자금을 회수했지만 결국은 상장폐지 됐고 대표는 구속됐다. 회생 가능한 상태였는데 아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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