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몰랐다면서 왜 100만주 넘게 팔았나

입력 2011-06-10 08:27 수정 2011-06-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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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대우건설 매각발표 전 대규모 주식처분 논란…내부정보 이용 의혹

검찰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 오너 일가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매한 시점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10일 검찰과 금호아시아나측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하기 전에 박찬구 회장이 매각사실을 알고, 금호산업 주식을 대거 처분한 혐의를 두고 사실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9년 6월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을 제시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FI들에게 2009년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키로 약정을 맺었고, 대우건설 주가는 1만1000원대에 불과해 금호아시아나측이 약 4조원의 차액을 보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2009년 6월1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면서 같은 해 7월말까지 제3의 FI유치를 못하면 대우건설을 매각키로 합의했다.

문제는 재무개선약정 체결 이후 대우건설 매각 발표 때까지 한 달 새 박찬구 회장과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상무보가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처분한 사실이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이자 대우건설의 대주주였기 때문에 대우건설이 매각되면 위기를 맞게 되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금호아시아나가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 체결 이전부터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박찬구 회장이 이 정보를 이용해 금호산업 지분을 서둘러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경 상무보는 지난 2009년 6월17일부터 22일까지 나흘에 걸쳐 금호산업 주식 155만7690주를 팔았다. 매각 가격은 주당 1만7800∼1만9000원으로, 매각대금은 286억8000여만원에 달했다. 박 상무보는 7우러 3일에도 나머지 35만주도 전량 처분했다.

박 상무보가 주식을 매각한 이후 박찬구 회장도 6월 22~24일까지 금호산업 지분 106만2454주를 모두 매각하고, 6월 말까지 금호석화 주식 96만여주를 매입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 매각을 발표한 6월29일 금호산업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한 점에 비춰볼 때 박찬구 회장 부자는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이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측은 대우건설 매각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박찬구 회장 부자에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를 적용한다면 조카인 박세창 전무(박삼구 회장 아들)와 박철완 상무보(고 박정구 전 회장 아들)의 거래도 같이 봐야 한다며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 회장측은 박삼구 당시 그룹 회장 일가가 그룹의 경영에 가장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박세창 전무와 박철완 상무보도 당시 금호산업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금호석유 주식을 매집했지만, 시점은 다소 다르다.

박 전무는 대우건설의 매각 발표 직후인 7월 2∼6일 112만6000여주를 팔고 금호석유 주식을 44만6000여주를 매입했다. 박철완 상무보도 같은 기간 금호산업 82만6000여주를 던지고 금호석유 44만6000여주를 매입했다.

이같은 오너 일가의 주식 매매행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너 일가가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대량 매각하는 사례는 드문 일”이라며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가 사실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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