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KT 퇴직연금 유치 '출혈경쟁'

입력 2011-06-08 10:55 수정 2011-06-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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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최고 6% 제시…7社에 1750억원 부담금 배정

퇴직연금 시장이 또다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KT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증권사들이 5% 후반대 금리를 적어내면서 출혈경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KT는 최근 8120억원 규모의 DB형 퇴직연금 자금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7개 증권사는 평균 5.6% 금리로 총 1750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배정받았다.

개별 증권사로는 신한금융투자가 5.4% 금리로 330억원을 따낸 가운데 삼성증권(5.50%, 200억원), HMC투자증권(5.50%, 70억원), 미래에셋증권(5.70%, 300억원), 대우증권(5.50%, 200억원), 현대증권(5.95%, 360억원), 한국투자증권(300억원, 6%-2년기준)이 각각 70~360억원의 부담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KT DB형 퇴직연금 금리 수준이 5.1~5.3% 정도일 것으로 관측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실질 금리는 5% 후반대였으며 심지어 6%를 적어낸 곳도 있었다.

A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5% 초반대 금리도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적정금리인 4.5~4.9%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었다"라며 "포스코 사업참여에 앞서 검증대가 될 수 있는 KT에 보다 많은 부담금을 따내기 위해 일부 사업자들이 역마진을 각오하면서 무리하게 높은 금리를 적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역마진ㆍ꺾기ㆍ고금리로 변색된 퇴직연금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적정금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후 업권 별로 불건전 영엽행위가 잦아들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금리제재 시한이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추가대책을 내놓지 않자 증권사들이 이 틈을 타 또다시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신청서를 낼 때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설하면 0.5%p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금리 가이드라인 시한이 만료되면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고금리 경쟁이 재현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포스코를 비롯해 대어들의 퇴직연금 도입이 줄줄이 예정돼 있음을 감안하면 퇴직연금이 자칫 후퇴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추가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C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자사상품 판매를 제한키로 하면서 고금리 경쟁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라며 "그러나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금리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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