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변은 않고…"차라리 전경련을 해체하라"

입력 2011-06-02 10:54 수정 2011-06-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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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철 부회장 '원맨쇼'…조직·문화 '냉소주의' 심각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재계 대통령’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지 4일로 100일이 된다. ‘재계신사’로 불리는 허 회장이 취임하자 재계에선 재계가 단결할 수 있는 호기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재계의 목을 죄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대변자 역할을 못하는 데다 정병철 부회장 등 소수의 사무국 인사가 인사와 조직을 좌우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허 회장의 전경련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지난 100일 동안 재계 대표로서 특별히 한 일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재계에 민감한 사안이 불거질때 마다 허 회장과 전경련 사무국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달 초 기업과 정치권의 갈등이 최고조로 달아오른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5단체장들과 청와대에서 가진 점심 회동에서 손경식(72)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이 잘하는 부분도 있고 잘못하는 부분도 있다. 잘못하는 일부를 전부인 것처럼 얘기하면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재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하지만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 자리에서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건의문도 전경련이 아닌 대한상의가 국회에 제출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한 초과이익공유제라든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언급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 재계를 뒤흔들 만한 이슈에서도 재계를 대표해야 할 전경련은 침묵했다.

재계는 허 회장이 전경련 사무국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경련이 내부 몇몇 사람의 사조직화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직을 전경련이 접수해 통치하면서 재계의 싱크탱크 역할도 포기했다는 비판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의 새 사옥이 완공한 이후에는 회원사들의 회비 없이 임대수입 만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회원사들의 간섭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신의 직장이 탄생한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내년이 총선과 대선이 실시되고 그에 따라 정치권의 기업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허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은 현실이지만 전경련과 재계 간에 점점 벌어지는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잘못된 내부조직을 추스르는 인사를 단행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전경련 조직이 재계의 입장을 대표하지 못하는 한 회비 내기도 아깝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전경련에서도 수차례 건의를 했고,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재계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경연 조직 접수로 재계 싱크탱크 역할을 포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경련과 업무 연계 높이기 위한 방안이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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