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산 담뱃잎 사용 약속 지켜라"

입력 2011-05-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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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힐과 켄트 등을 생산하고 있는 외국계 담배회사 BAT코리아의 웹사이트 머리에는 ‘책임경영’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써있다. 담배 산업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만큼, BAT는 책임있는 기업 경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 경영진과 임직원이 달동네에서 연탄이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끄는 사진도 곁들였다.

원칙과 기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BAT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수립된 원칙과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계 회사라 그런지 국가나 지역사회에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인 지속성에 기여하는 일련의 활동을 뜻하는 기업의 사회적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지난 달 2500원 짜리 던힐과 켄트 가격을 200원 올리고 난 후 잎담배 농가들은 BAT가 “국내산 잎담배 사용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부유출만 하고 있다”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지금부터 9년 전인 2002년 당시 존 테일러 사장은 “담배의 원료인 잎담배는 물론 각종 원·부자재를 최대한 한국에서 조달하고 현지 고용인원도 크게 늘릴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책임경영’, “기업의 사회적 투자’라는 문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국산 잎담배를 사용하겠다던 최고경영자의 9년전 약속은 헌신짝 처럼 버리는 대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담뱃값만 발빠르게 올려버렸다. 기업의 사회적 투자를 뜻하는 사회공헌에는 1년간 한국에서 담배를 판매한 총금액의 0.1%도 쓰지 않았다.

종합해보면 BAT는 말과 행동이 다르고,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업 이념과도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언행불일치한 사람이나 기업을 부도덕하다고 한다. 가격을 올린 후 한 달이 지나면서 BAT의 담배 판매량이 30% 이상 급감하자 가격을 원위치하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BAT에게는 여론에 밀린 ‘굴욕’으로 느껴지겠지만 그동안의 부도덕은 가격만 내려서는 의미없다. 돈 몇 백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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