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사...'2003 대란'악몽 재현되나

입력 2011-04-20 11:00 수정 2011-04-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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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카드업계, 돌파구 찾아라](상)포화시장에 경쟁은 과열

“금융지주 전체 순익 2조 중 1조원이 카드사에서 났는데도 카드업을 더 강화하려 하느냐. 이러다 정말 제2의 카드대란이 온다.”

지난 1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수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경제 활동 인구 1인당 신용카드수가 4.6장에 이를 정도로 성장할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만 자꾸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기존 카드사들도 좁다고 하는 시장에 신규 카드사들이 계속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경쟁 강도는 날로 높아져 가면서 비용 부담은 느는데 가격 규제는 강화되면서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 연이은 카드사 분사…과열 경쟁 가속화=카드대란 당시 국내에는 LG·삼성·국민·우리 등 9개 전업계 카드사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이들 카드사는 2003년 한 해 동안 10조원의 적자를 냈다. 이른바 카드대란이다.

이후 한동안 전업계 카드사는 신한·삼성·현대·롯데·비씨카드 5개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 하나금융지주가 SK텔레콤과 손잡고 하나SK카드를 설립한 데 이어 올 초에는 KB국민은행 카드사업부가 업계 2위권의 독립 법인인 KB국민카드로 분사했다.

올해 말에는 우리카드도 분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카드 시장은 8개 사업자의 경쟁 구도로 재편된다. NH카드, 외환카드, 씨티카드의 분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체국금융도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장 참여자의 증가는 경쟁 강도가 높아짐을 뜻한다. 신규 사업자는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도 고객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면서 시장의 경쟁강도가 점차 높아지는 것이다.

◇ “수수료 내려도 내려도…”=비용 부담은 가중되는데 가격 하락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네 차례나 인하됐다. 재래시장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3.6%에서 1.6~1.8%로, 중소가맹점은 3.3~3.6%에서 2.0~2.15%로, 영세가맹점은 2.0~4.5%에서 2.0~2.1%로 떨어졌다.

오는 5월부터는 중소가맹점 대상 범위가 현행 연매출 9600만원 미만에서 1억2000만원으로, 내년 1월부터는 1억5000만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카드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는 17조8460억원의 신용판매 자산을 통해 7조1948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거둬 4.03%의 신용판매 수수료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용판매 수익률은 2006년 38.9%에서 2007년 47.1%로 상승하다가 수수료 인하가 본격화되자 2008년 54.9%, 2009년 41.1%, 2010년 40.3%로 꺾이는 추세다.

수수료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보험업계, 주유업계 등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달라는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0%가 될 때까지 수수료율 인하와 관련한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며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수익이 많이 나니까 인하 여력이 있다고 해도 향후 소비자 경기가 꺾이거나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경우는 정책적으로 찍어 누른 가격을 다시 높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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