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경제블록 메르코수르] 베네수엘라, 석유로 흥하고 차베스식 사회주의로 망한다

입력 2011-04-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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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도 마이너스 성장...사회주의 개혁 실시로 생산성 떨어지고 관료주의 병폐 커져

(편집자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Mercosur)은 정식 회원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만 합쳐도 인구 2억4000만명에 경제규모 2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정식회원국 가입절차를 밟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칠레와 페루 등 5개 준회원국도 정식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메르코수르가 남미는 물론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8회에 걸쳐 메르코수르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남미 경제 맹주 브라질, 삼바 리더십으로 뜬다

②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경제 부활 기지개

③ 베네수엘라, 석유로 흥하고 차베스식 사회주의로 망한다

④ 개방정책 통해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콜롬비아

⑤ 지진 이겨낸 칠레 경제의 힘

⑥ 페루, 남미 경제성장 이끈다

⑦ 파라과이·우루과이, 경제개혁으로 중진국 도약

⑧ 볼리비아·에콰도르, 사회주의 개혁 성공할까?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경제가 회생할 있을까.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이 -1.9%로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베네수엘라 주요 경제현황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2% 미만이라는 느린 경제성장 속도로 고질적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소비를 늘리기 위해 평균 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했으나 소비심리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율 28.7%로 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소비재를 대량 수입해 물가폭등 사태를 막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95%나 될 정도로 석유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무리한 사회주의 개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전경 (블룸버그)

지난해 국제유가가 15% 가량 상승해 다른 산유국들이 막대한 혜택을 입었지만 베네수엘라는 석유산업의 후진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자금을 석유산업에 재투자하지 않고 대부분을 복지 또는 국유화 사업에 허비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전력 인프라가 부족해 고질적인 정전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 7일에도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18개 주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올 초 대학생들이 정전사태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국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0위권의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수력발전 의존도가 72%에 달해 건기에 발전용량이 떨어지는 것이 잦은 정전사태의 원인이다.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나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산업생산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베네수엘라 경제발전은 요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침체에는 강력한 사회주의식 개혁을 추진했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평가다.

차베스는 석유기업 국영화를 통해 얻은 막대한 재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빈민구제와 복지정책을 실시했다.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각종 복지정책은 서민층의 확고한 지지를 얻는 바탕이 됐다.

정부가 직접 식료품을 사서 시중보다 20~30% 싸게 판매하는 관영 슈퍼마켓인 메르칼도 운영하고 있다.

차베스의 사회주의식 개혁은 무리한 국영화로 인한 기업 생산성 저하와 관료주의 심화 등 폐해가 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한 항구에서 지난해 6월 쌀과 밀가루, 식용유 등 식량을 가득 담은 국영식품회사 PDVAL의 컨테이너 2700개가 수개월째 방치돼 10만t 이상의 식량이 썩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국영기업의 무능과 비효율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토지가 광활하고 비옥해 농업에 좋은 여건이나 국유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의 저하와 가격통제 등으로 발전이 정체돼 곡물수요의 70%를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차베스는 온갖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토지 국유화를 확대하는 등 사회주의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지난 12년간 정부는 약 400만 헥타르의 토지를 국유화했다”면서 “21세기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더욱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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