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공룡 네이버 더 이상 못참겠다"

입력 2011-04-15 10:33 수정 2011-04-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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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네이버 왜 손잡았나

인터넷 지존 지위 흔들린다. 포털업계 1위인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해 2위와 3위 사업자 다음과 네이트가 손을 잡았다. 검색 시장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콘텐츠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14일 자사의 핵심 콘텐츠 뿐만 아니라 포털의 주수익원인 광고 분야까지 사실상 합병에 가까운 전 방위적인 협력을 맺어 검색 점유율 70%에 이르는 네이버의 독주체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음은 검색이 강하고 SK컴즈는 싸이월드, 네이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강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게 두 회사의 판단이다.

◇ 포털업계 지각변동 예고= 이번 제휴의 가장 큰 목적은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영역확장이다. 올해 초 야심차게 시작한 NHN의 광고플랫폼 사업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매끄럽게만 이뤄진다면 향후 인터넷 포털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사의 제휴로 광고 노출효과가 커지면서 각 업체의 광고 영업력이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매체력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가 두 포털에 검색광고를 하려면 이전엔 양사와 따로 계약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한 회사와 계약하면 두 포털에 모두 검색광고가 게재된다.

이렇게 되면 다음이나 네이트에서 ‘휴대폰’이라고 검색하면 광고 사이트 결과가 똑같이 나온다. 다음은 야후코리아와도 연동 계약을 했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다음이나 네이트하고만 계약을 해도 네이버를 뺀 나머지 3사의 검색 결과에 동일하게 노출되는 셈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모바일 광고 분야에서의 제휴도 이어진다. 모바일 네이트의 검색광고는 다음이 판매를 대행하고, 모바일 네이트의 배너광고 판매에도 다음이 참여한다. 두 회사는 앞으로 모바일 웹 및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광고 제휴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 NHN, 위기 전방위로 확대= 포털사이트 간 개방이 없어 ‘가두리 양식장’이란 지적을 받아 인터넷 업계는 2, 3위 업체가 자사의 핵심 응용프로그램를 공유하기로 한 것에 대해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다음과 SK컴즈의 협공을 받은 NHN의 속내는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수 아래로 평가절하한 경쟁사들이 자사 만의 경쟁력을 앞세워 연합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NHN은 지난 수년간 신수종사업을 찾지 못해 성장세는 크게 둔화돼 있는 상태다. 수많은 추격자들이 모바일 검색을 비롯한 오픈마켓, 광고대행 등의 분야에서 힘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있는 실정이다.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야심차게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톡’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회원 수가 다음의 마이피플에도 크게 밀리면서 네이버톡이 네이버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현재 네이버톡은 약 55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서비스 기간이 길지 않다고 해도 포털 1위 네이버의 파워를 고려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모바일 검색시장 부문에서도 구글이 신흥시장 진출에 열의 올리고 있지만 NHN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지난해 7월 14%였던 모바일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올 1월 16.1%까지 상승했다. 유선인터넷에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70%대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모바일에서는 독주체제가 상당히 완화된 것.

같은 기간 네이버 점유율 50% 초반에 머물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각종 스마트기기에 갖고 있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구글의 상승탄력이 훨씬 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온라인이 모바일 디바이스 위주로 재편될 경우 네이버 아성이 무너질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확장...킬러 콘텐츠 부재, 조직의 관료화= NHN은 연초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네이버의 오픈마켓 진출은 어떤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NHN이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보겠다는 고육책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구글이 독자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자사 만의 킬러 콘텐츠로 시장을 열어온 것과 달리 NHN은 협력하던 고객사의 시장을 빼앗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포털이라는 네이버가 ‘나만 살겠다’는 식의 행보에 업계의 눈총을 받은 것이다.

게임사업도 고스톱과 포커 등 웹보드게임에 대한 사회적 지탄과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네이버가 내놓은 ‘네이버me’의 경우 소셜허브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 콘텐츠로만 구성돼 아쉬움을 줬다. NHN의 성장통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인터넷 지존이라는 지위가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조직이 관료화됐고, 조직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엄청난 콘텐츠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네이버가 해외로 뻗어 나가지 못한 채 자체 콘텐츠 확충을 통한 입지 다지기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다음와 SK컴즈 제휴로 네이버의 아성이 충분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도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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