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삼일로 창고극장, 폐관위기서 후원으로 회생

입력 2011-03-28 07: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연합뉴스
명동성당 뒤편 언덕길에 위치해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이 폐관을 앞두고 중구청과 기업 후원으로 가까스로 살아났다.

창고를 개조해 만들어 ‘창고극장’으로 이름 붙여진 이 극장은 1975년 문을 연 이후 연극계 ‘살아있는 역사’를 써왔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던 끝에 지난달 28일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폐관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중구청 직원 중심으로 후원회가 결성됐고, 중견 기업 한 곳과도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대경 대표(52)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지고 “지옥에서 벗어나 한시름 놓은 기분”이라면서도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각오를 다졌다.

1975년 젊은 연극인들의 실험적 공연을 선보인다는 취지로 문을 열었지만 운영난으로 1년도 안돼 문을 닫았고, 주위의 후원으로 재개관하는 등 부침을 거듭했던 ‘삼일로 창고극장’은 추송웅의 ‘빠알간 피터의 고백’ ‘유리 동물원’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소극장 연극의 산실 역할을 했다.

2004년부터 극장을 이끌고 있는 정 대표는 “관객들이 대학로 상업 연극으로 몰려가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주위에서 일본관광객을 겨냥한 상업공연을 올리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삼일로 창고극장’의 자부심으로 소극장 연극을 지켜왔다.

지난 6년 동안 사채빚까지 얻어쓰며 개인돈 9억원을 극장에 쏟아 부었지만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삼일로 창고극장에 다시 한번 한줄기 회생의 빛이 비췄다.

극장이 위치한 중구의 구청 직원 700여명이 후원회를 결성해 2천3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중견 기업 한 곳과도 장기적인 후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주위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한 만큼 타협하지 않을 겁니다. 연극이 이제는 점점 대중성, 흥행성이 중요해졌는데 이곳에서는 상업 극장에서 하지 못하는 작품을 올릴 거에요. ‘삼일로 창고극장’이 원래 젊은 연극인들이 도전 정신과 의욕만으로도 설 수 있는 무대를 주자는 취지로 문을 열었거든요. 명작 연극을 다시 볼 수 있는 공연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정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삼일로 창고극장을 ‘연극의 의미’를 고집하는 공연장으로 지켜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하루 한 시간도 못 쉰다…우울한 워킹맘·대디의 현주소 [데이터클립]
  •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영화 ‘한공주’ 속 가해자들은? [해시태그]
  • [위기의 빈 살만] ① 네옴시티, 신기루인가...끊이지 않는 잡음
  • LTE 요금제, ‘중간’이 없다…같은 요금에 5G 6GBㆍLTE 250MB 데이터 제공
  • ‘20살’ 종부세 개편 초읽기…"양도·취득세까지 대개조 나서야" [불붙은 부동산세제 개편①]
  • 매크로 이슈 속 널뛰기하는 비트코인, 6만9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엑소 첸백시 측 긴급 기자회견 "SM엔터 부당한 처사 고발"
  •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여동생이 올린 글…판결문 공개 원치 않는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002,000
    • -0.67%
    • 이더리움
    • 5,134,000
    • -1.14%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1.44%
    • 리플
    • 696
    • +0%
    • 솔라나
    • 223,000
    • -0.62%
    • 에이다
    • 623
    • +0.32%
    • 이오스
    • 991
    • -0.6%
    • 트론
    • 163
    • -0.61%
    • 스텔라루멘
    • 140
    • +0.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650
    • -2.51%
    • 체인링크
    • 22,340
    • -0.93%
    • 샌드박스
    • 584
    • -0.3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