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피의 금요일’…각지서 시위 격화

입력 2011-03-26 08:53 수정 2011-03-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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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ㆍ요르단ㆍ바레인ㆍ사우디 등지서 반정부 시위

중동 각지에서는 25일(현지시간) 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열린 대규모 시위로 유혈 충돌사태가 빚어졌다.

시리아에서는 남부에서 시작된 반 정부 시위가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확산된 가운데 보안군의 발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TV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남부 다라 지역 시위에 참여하려고 길을 나선 인근 마을 사나메인의 주민 20여명이 보안군의 발포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다라 지역에서는 주민 5만 명이 무슬림의 금요예배가 끝난 뒤 거리로 몰려나와 자유와 개혁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자 보안군은 또다시 총기를 발포하며 시위대에 대한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날 시위는 29년 전 대규모 유혈사태가 빚어졌던 하마시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 시에서는 1982년에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

당시 하마시에서의 대규모 학살을 지시한 장본인은 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부친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으로 밝혀졌다.

1963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시리아에서는 알-아사드 부자의 세습 독재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찬반 세력이 서로 충돌 직전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다행히 대규모 유혈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반 정부 시위대 수만 명은 이날 사나대학 인근에서 '자유행진의 날'이라는 이름 아래 시위를 벌였고, 살레 지지자 수천명은 8km 떨어진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의 군중연설에 참석했다.

그러나 살레 지지자들은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 소총과 단검으로 무장한 채 반 정부 시위대의 시위 장소로 접근을 시도했고, 충돌을 우려한 군인들은 공중에 위협사격을 하며 양측을 분리했다.

이날 충돌을 막은 군인들은 반 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군인들로 시위대 보호를 위해 현장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올해 안에 총선과 대선을 실시하고 나서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권과 시위대는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같은 날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압둘라 2세 국왕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충돌해 1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날 충돌은 400명 가량의 친 정부 시위대가 의회 해산과 총리 해임을 요구하는 1500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일어났다.

암만에서는 전날에도 중심가인 내무부 청사 인근 광장에서 2000여명의 반 정부 시위대가 부패 관리 퇴진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자 국왕의 지지자 300여 명이 돌을 던지며 시위대를 공격, 약 35명이 다쳤다.

계엄령이 선포된 바레인에서도 수도 마나마의 서쪽 도시인 말라키야, 카르자칸 등지에서 수니파 왕정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아파의 시위가 열렸다.

보안군은 최루가스 등으로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1명이 질식사하고 5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웃국가로부터 병력을 지원받아 주요 시설보호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집회와 시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카티프 등 동부 시아파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열린 시위를 막지는 못했다.

시위에 참여한 수백 명의 주민들은 바레인에 파견된 사우디 군의 철수와 정치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뒤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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