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에서 교육ㆍ보육까지.. 현장근무자 사생활도 책임진다

입력 2011-03-24 11:01 수정 2011-03-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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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인력 내려가기 꺼리자 기업들 발벗고 나서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미혼남, 결혼정보업체 가입

삼성토탈 아산공장 자녀 공부방 마련, 반응좋아

졸업을 앞둔 공대생 김모씨(26)는 요즘 고민이 많다. 엔지니어로서 공장장까지 오르는 게 목표지만 공장이 대부분 지방에 위치한 까닭에 결혼은 물론 연애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 씨는 “현장에서 근무하며 높은 위치까지 오르고 싶지만 연애와 결혼을 생각하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생각해도 지방 근무가 꺼려진다고 털어놓았다.

김씨 뿐 아니라 많은 엔지니어들이 지방 소재 공장 근무를 꺼려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몇몇 대기업들이 우수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결혼정보업체에 가입시켜 결혼을 측면 지원해 주는가 하면 결혼 이후 자녀교육 문제도 해결해 주겠다고 나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 전남 여수공장에 있는 미혼 남성 중 13명이 최근 결혼정보업체 D사에 단체로 가입했다. 이들은 지방에 위치해 있고 공장 안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서울 등 주요 도시에 있는 남성보다 이성을 교제할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다.

이같은 이유로 고급 인력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고 직원들의 고민도 쌓이자 회사는 결혼 적령기 직원들을 단체로 가입시켜 준 것이다.

김연석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장은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보니 엔지니어 모집이 관건”이라며 “지방 공장이라 오지 않으려는 우수 인력이 많다 보니 이같은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김 공장장은 이번에 가입한 13명의 결과가 좋을 경우 결혼정보업체 가입 직원 수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여수공장에서는 또 출장비 형식으로 ‘장거리 연애’직원들을 위해 데이트비용도 제공한다.

결혼한 직원의 경우 아내를 공장으로 초청하는 행사도 벌인다. 남편이 일하는 곳을 방문하며 서로의 이해 높이면 가정이 화목해지고 일하는 능률도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자녀 교육과 보육 문제도 회사에서 책임지고 나섰다. 삼성토탈 충남 서산공장에는 석·박사급 직원 10여 명이 다른 직원의 자녀를 가르치는 공부방 ‘아이비스쿨’이 있다.

교육문제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은 서울에 따로 살고 홀로 남은 직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회사 측이 고안한 아이디어다.‘사(社)교육이 사(私)교육 책임진다’는 모토답게 중·고교생 200여 명이 몰려들면서 서울에 있던 직원 가족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LG전자는 보육시설을 확충해 직원들이 자녀들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직장 보육시설은 가산, 평택, 창원, 서초 등 총 4개 사업장에서 운영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그들의 직장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들이 이제는 직원들의 사생활 부분까지 챙겨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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