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순교자로 죽겠다"...퇴진 거부(종합)

입력 2011-02-2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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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이슬람기구 비난...리비아 관료 일부 이탈, 美·獨 제재 시사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42년째 철권통치를 유지하고 있는 카다피는 22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나는 영원한 혁명의 지도자로 물러날 수 없다"면서 "이곳은 나의 조국이고 나는 바로 여기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밝혔다.

갈색 두루마기 옷차림에 터번을 쓴 카다피는 비장한 모습으로 원고 없이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연설 도중 수시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연단을 내려치며 "나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의 의지를 드러냈다.

카다피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시위대로부터 거리를 되찾으라고 호소하는 한편, 시위대를 쥐에 비유하며 "쥐들을 잡으라"고 촉구했다.

앞서 친정부 세력은 수도 트리폴리 등지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피의 작전'을 이어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밤 전투기가 시내 곳곳을 폭격하고 군용 헬리콥터도 시가지를 향해 발포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지난 20일부터 현재까지 트리폴리에서 시위대와 보안군 간의 충돌로 최소 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독일 dpa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트리폴리 희생자가 15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번 반정부 시위의 중심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조직인 아랍공동체(COMAI)는 리비아 소요사태로 인한 사망자수가 1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사태에 따른 희생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청했다.

필레이 대표는 "시민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 행위가 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리비아 내무장관은 정부에서 이탈하겠다면서 군이 국민과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에 주재하는 이브라힘 다바시 부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

알리 아드잘리 주미 대사도 전투기가 시위대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카다피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기로 했으며, 인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몰타 등지의 리비아 대사관도 시위대를 지지하기로 했다.

5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회의기구(OIC)도 리비아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리비아 정부의 폭력적인 탄압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유엔 회원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카다피의 TV연설을 리비아 국민에 대한 전쟁 선포로 규정하며 "리비아 정부가 폭력을 중단치 않을 경우 국제적 제재를 지지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는 친분이 두터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리비아의 현재 상황이 괜찮다고 말했다고 리비아 관영통신사인 JANA가 전했다.

JANA에 따르면 카다피는 전화통화에서 "리비아가 괜찮으며 국민들은 치안과 안정, 통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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