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위대에 전투기까지 동원...사실상 내전

입력 2011-02-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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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트리폴리까지 시위 확산...피치, 리비아 신용등급 강등

리비아 민주화 시위가 유혈사태로 악화되면서 사실상 내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리비아 보안군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 제트 전투기와 헬기 등을 투입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범 아랍권 방송인 알 자지라가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리폴리 외곽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이날 알 자지라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투기와 군용 헬리콥터의 폭격으로 수 많은 사람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날 보안군이 테러 소탕작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으나 군사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지는 않았다.

앞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은 지난 20일 밤 국영TV에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마지막 총알이 떨어지는 순간까지 싸우겠다”고 강경진압 의지를 거듭 밝혔다.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리비아 반정부 시위는 지난 20일 수도인 트리폴리로까지 확산됐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그린광장 주변 혁명위원회 건물이 시위대의 급습으로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다. (트리폴리/AP연합 )

알자지라 방송과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민들은 20일 밤에 트리폴리 도심에 있는 그린광장에 모여 다음날 새벽까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 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트리폴리의 알 자마히리야 TV 방송국과 알 샤바비아 라디오 방송국을 장악해 한동안 방송이 중단되고 내무부 건물과 정부 기구의 하나인 ‘혁명위원회’ 청사, 경찰서 등도 일부 불에 탔다고 전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카다피 지지 세력은 건물 옥상이나 차량에서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무차별 발표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다른 목격자들은 트리폴리에서 용병으로 추정되는 흑인 군인들이 헬기 등에서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언급했다.

리비아 제2의 도시로 카다피가 쿠데타를 일으켰던 벵가지에서는 지난 20일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세력과 교전을 벌여 시가지 대부분을 수중에 넣었다고 전해졌다.

벵가지는 카다피가 정권을 잡은 후 혁명동료였던 이 지역 출신 인사들을 차례로 숙청하고 지난 1996년 벵가지 아부 슬림 감옥에 있던 정치범 1200명을 학살하면서 반 카다피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무아마르 카다피는 군과 외교관 일부가 반기를 들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일각에서는 카다피의 망명설까지 돌고 있다.

▲미국 뉴욕시 유엔본부 앞에서 2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르팔라가 반정부 시위대에 지지를 선언했고 중국 주재 후세인 사디크 알 무스라티 리비아 대사와 인도 주재 알리 알에사위 대사 등이 사임했다.

벵가지 등 일부 도시가 시위대 손에 넘어간 데는 시위대를 지지하는 군인들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와치는 이번 리비아 시위로 현재까지 23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의 취재활동을 철저히 통제하면서 시위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신들은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현지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리비아는 이번 사태로 경제가 마비됐다.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반정부 시위대가 건설현장을 급습해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21일 리비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강등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는 “정치적 불안으로 석유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지 우려된다”면서 “리비아의 정치개혁과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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