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 양극화 조짐

입력 2011-02-20 13:06 수정 2011-02-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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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수요 줄어든 강남권 전셋값 하락세...신혼부부 많은 경기권 급등 여전

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에서 양극화 조짐이 포착돼 주목된다.

전세난 진원지인 서울 강남권이나 목동 일대에서는 전셋값 급등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울 강북과 경기 지역에서는 전세 물량이 없어 가격 오름폭이 여전히 가파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일 강남 전셋값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봄 이사철이 끝나는 4월을 기점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 시장이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권 전셋값 하락세로=전셋값 상승의 `주범' 지역이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송파구 잠실동 등 인기 학군 지역에서는 설 연휴를 고비로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

교육 여건이 좋은 곳으로 전입하는 이른바 `학군 수요'가 개학을 코앞에 두고 잦아들면서 이사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대치동 E공인 관계자는 "시즌이 지나 전세 거래가 많지 않고 찾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했고,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거래가 됐는데 이후에는 2∼3건밖에 없다"고 전했다.

수요가 줄면서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개포동 주공아파트 등 강남 일대 인기 아파트의 전셋값은 이달 초와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졌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치동 청실2차 115.7㎡의 경우 지난달 평균 2억3000만원에 달했던 전셋값이 최근 2억1500만원까지 내렸다.

목동과 잠실은 가격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목동 7단지 72㎡형 전세는 지난달 2억1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잠실 리센츠 109㎡형 전세는 5억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각각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2000만∼3000만원 하락했다.

◇非강남ㆍ경기는 설 이후도 '급등'=반면 서울 강북과 경기 일대는 전세난이 최고조에 달한 형국이다.

전세 수요자는 여전히 많은 가운데 몇 달째 물량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다.

동작구 흑석동의 F공인 관계자는 "아예 전세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두 달에 하나 정도 전세가 나오다 보니 받고 싶은 대로 가격을 불러도 되는 상황"이라며 "수요는 많은데 물량이 없으니 2000만∼3000만원씩 가격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성북구 돈암동의 J공인 관계자도 "전세 물량이 없는데 79㎡ 등 소형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많아 거래가 안 된다"며 "4500가구짜리 대단지에서도 평형을 막론하고 내놓은 물건이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심지어 '강북의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마저 몇몇 아파트는 6개월째 전세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 등 강남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북보다 서울에 인접한 경기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경기 용인 죽전동 새터마을힐스테이트의 111㎡ 전세 아파트는 이달 초 2억1000만∼2억2000만원에서 최근 2억3000만∼2억4000만원으로, 경기 의정부 호원동 신일유토빌의 같은 평형은 1억4000만∼1억5000만원에서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설 이후에 되레 급등하는 모양새다.

이들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난달 오른 서울 시내의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에 이어 인접한 수도권 도시로 밀려나면서 차례대로 전세난이 퍼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4월경 돼야 일시 안정될 듯=전문가들은 신혼 수요가 몰리는 봄 이사철이 남아있어 적어도 3월까지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강남에서 시작된 안정세가 점차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면 4월께는 급등하던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도심과 학군 지역의 전세 수요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반면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외곽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는 강세가 좀 더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봄 이사철이 과거에 비해 빨라졌기 때문에 이달을 고비로 최악의 전세난은 한풀 꺾이고 4월부터 일시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처음 폭등하기 시작했던 잠실, 대치, 목동, 분당 일대의 이사철이 사실상 조기에 끝났다는 점에서 외곽으로 흘러간 전세 수요가 차례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세난도 서서히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인기 학군과 고가 아파트 지역이 먼저 안정되고 나서 밀려나는 수요자가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3월이나 4월이 지나면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전세대란은 예년과 양상이 달라 당장 봄 이사철만 넘긴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집을 사지 않아 발생하는 '선택적 세입자'가 많은데다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여름방학 이사철이 시작되는 7~8월부터 다시 급등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의 연장 여부도 전셋값 향방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집을 사려는 매수 심리가 약해 단기적으로 전셋값이 진정되더라도 완전히 전세난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도 "4월 이후 전세 시세가 떨어지더라도 7~8월 다시 전세난이 올 수 있다. 이번 전세난은 소형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이사철마다 반복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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