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뒤통수 맞았다...러, 영유권 분쟁지역서 韓ㆍ中 기업 합작사업

입력 2011-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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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보즈로쥬데니예, 쿠나시르에서 韓ㆍ中기업과 수산물 양식업

한국 중국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러ㆍ일 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사할린 부근의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한 섬에서 러시아 기업이 정부의 지원 하에 한국, 중국 기업과 합작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난 것.

16일(현지시간) 일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수산업체인 보즈로쥬데니예는 중국과 한국의 수산물 업체와 남쿠릴열도 중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에서 해삼 가리비 양식과 수산물 가공 사업 등을 하기 위해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남쿠릴열도에서 러시아와 일본 외의 제3국 기업이 경제 활동을 하기로 한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남쿠릴열도를 둘러싼 러ㆍ일간 영유권 분쟁은 한층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러시아 의회가 수산물 양식에 관한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킬 전망”이라며 “북방영토에 외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보즈로쥬데니예 사장은 중국 기업이 먼저 '쿠나시르 섬에서 해삼을 양식해 중국에 수출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한 뒤 "중국 기업에는 자금력과 기술이 있고, 중국에는 광대한 해삼 판매 시장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ㆍ중 합자회사는 환경 조사 등을 거쳐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보즈로쥬데니예는 과거 일본 홋카이도의 수산업체와도 공동 사업을 검토한 적이 있다.

일본 언론은 러시아가 중ㆍ한 기업과 합작 사업을 추진키로 한데 대해,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16일 일본을 방문하는 김성환 외교장관과 이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일본의 입장과 상충한다”며 반발했고,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도 “사실일 경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방영토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정부는 제3국 기업의 남쿠릴열도 투자가 러시아의 영유권 인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1일 러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측은 “북방영토 개발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동석한 마에바라 외무상은 “다른 나라의 투자는 일본의 입장과는 별개”라고 맞받아쳤지만 불과 4일만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본 언론은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중ㆍ한과의 제휴를 전면에 내세워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남쿠릴열도는 구나시리섬과 에토로후섬, 하보마이섬, 시코탄섬 4개로 이뤄졌으며, 1905년 러ㆍ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차지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다시 옛 소련으로 넘어갔다.

이후 일본은 계속해서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했다.

중국은 러ㆍ일 북방영토 분쟁과 관련해, 1989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편을 들어줬지만 경제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과의 협력관계가 필요없게 되자 러시아 편으로 옮겨 붙었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또 한국 역시 러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어획량을 늘리기로 하는 등 러시아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며 조바심을 나타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북방영토에 대해 “협력을 모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인근 국가와 협력할 뜻이 있다”고 말해 한국 중국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에 관한 입장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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