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사 갈등 심화 ..."MB코드 맞추다 독립성 훼손"

입력 2011-02-15 11:07 수정 2011-02-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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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감찰단 · 외부 평가 추진하다 백지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노동조합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은 노조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김 총재의 아침 출근길에 조합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노조의 행동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노조가 김 총재를 향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지난해 4월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 총재가 취임한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근거로 노조는 기획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10개월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1명 공석, 기준금리 인상 실기론 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여전히 금통위 위원 자리 하나가 비어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차관이 10분 전에 도착해 있었다.

이 와중에 김 총재가 자신에 대한 임직원들의 평가를 감시하기 위해 내부 감찰단을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임직원의 급여·복지 수준과 업무 공정성을 점검하겠다는 명목으로 추진한 외부평가도 백지화됐다.

때문에 한은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가운데 외부 평가 추진까지 더해지면서 ‘독립성 회복’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VIP브리프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고 직원 감찰, MB컨설팅 추진 등 한은 스스로 정부에 예속되는 행태로 인해 MB코드 맞추기라는 비아냥 마저 듣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은의 독립성 훼손 논란은 내부에서 조차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최근 한은 노조가 직원 1442명(비노조원 포함)을 대상으로 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1.8%는 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약해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총재의 업무 수행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89.6%(매우 부정적 41.4% 포함)를 차지했다.

배경태 노조 위원장은 “지난주 이틀 동안 진행한 서명운동에서 90%를 넘는 1200명 가량이 스스로 이름을 적었다”며 “한은 분위기상 보기 드물게 대규모 집회가 잇따를 만큼 내부적으로 김 총재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일단 잠잠해질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가 비난의 화살을 김 총재에게 직접 겨냥하는 데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공정사회 컨설팅’이나 직원 감찰반 신설 등이 백지화돼 노조로서도 다소 명분이 약해졌다”며 “임금 협상, 노조 전임자 수,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감축 우려 등과 관련해 사측을 압박하려는 목적이 아닌지 진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15일 서울 소공동에 있는 한은 본관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회복을 위한 조합원 전진대회’를 연다. 지난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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