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유통업계]⑥식품업계

입력 2011-02-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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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껌·스낵…세계 곳곳 먹을 거리‘新한류’

▲식품업계는 침체기로 접어든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국내보다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례가 더 많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의 경우 멕시코에서 인기를 등에 업고 코스트코 매장에 최근 입점했다.(사진=cj제일제당)

신(新) 한류가 뜨고 있다. 해외에서 일어난 국내 연예인에 대한 붐에 이어 국내 식품기업의 제품들이 대박을 맞았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국내보다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제일제당 포장 두부는 국내 점유율은 25%에 불과하지만 중국 베이징에서 7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시장은 연간 1억8000만 모나 두부를 소비하는 거대시장이다.

현재 베이징 통저우(通州)의 공장에서 하루 평균 25만 모 가량의 두부를 생산해 베이징권에 공급하고 있으며, 연간 2만 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촌 공식 납품 두부로 선정되면서 매출이 급상승 했다.

CJ 브랜드 노출효과도 당초 예상인 5년간 12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베이징 두부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 내 다른 대도시까지 두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또 하나 히트작은 ‘다시다’다. 베이징 조미료시장에서 점유율로 전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닭 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해서‘닭고기 다시다’로 출시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 됐다. 2006년 말에 출시한 ‘닭고기 다시다’는 2007년 110억원, 2008년 160억원에 걸쳐 지난해에는 300억원까지 늘어나면서 현지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다시다에 러시아인들이 선호하는 야채 플레이크를 혼합해서 성공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이 한국에서 생산한 다시다를 러시아에 수출하면 현지합작사 KBG가 다시 작은 용기에 나눠 담은 후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연간 3000억원 규모인 러시아 조미료시장에서 3년 안에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안에 아프리카ㆍ인도네시아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남아시아ㆍ유럽권까지 추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롯데제과의 ‘스파우트껌’이 인기다. 이 껌은 1978년 중동에서 처음 판매한 후 현재 중동 지역 껌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껌은 국내에서 1980~1990년대에 판매된 적이 있지만 시장에 안착하지는 못했다. 현재는 국내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동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스파우트껌은 중동 지역에서 약 1300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는 올해 스파우트껌 매출이 전년보다 15% 이상 신장한 1500만달러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리온이 파는 ‘고래밥’은 비스킷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고래밥은‘물고기가 많다’는 뜻의 ‘하오둬위(好多魚)’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고래밥은 중국에서 ‘好魚多’‘魚多好’와 같은 식으로 중국어 순서만 바꾼 ‘짝퉁 제품’이 등장할 만큼 인기가 좋다. 720억원을 기록하는 고래밥의 중국 매출은 국내매출 240억원의 3배 수준이다.

동원F&B의 ‘양반김’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며 올해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반김은 1999년 일본 최대 편의점인 훼미리마트·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최대 슈퍼체인인 이토요카도와 이온에서 판매되고 있다.

동원F&B는 양반김의 현지화를 위해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참기름과 소금의 비율을 조정하는 등 제품의 현지화 전략에 주력했다. 이를 통한 성공을 바탕으로 동원F&B는 양반김의 수출지역을 러시아를 비롯해 태국·몽골·베트남 등으로 확대했다.

빙그레 ‘꽃게랑’은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지역에서 스낵 시장 1위에 올라 있다. 러시아에서 올리는 연간 매출은 2000만달러(약 240억원)로 국내 매출(100억원)의 2배 이상이다.

식품업계는 해외에서의 성공에 대해 꾸준한 현지화를 통한 마케팅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빙그레는 해산물 가격이 비싸고 감자 스낵이 주종을 이루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비싼 꽃게 맛을 볼 수 있다’고 마케팅을 펼쳐 인기를 끌었다. 현지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틈새를 노린 것이 스낵 시장 정상에 오른 비결이다.

롯데제과는 민트·시나몬 등 중동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으로 만든 제품을 앞세워 입맛을 사로잡았다. 중동은 고대부터 향기가 좋은 백향목을 귀하게 여겼던만큼 향기에 민감할 것이라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오리온은 중국 명나라 해상 영웅 정허(鄭和)를 등장시킨 애니메이션 광고로 중국인들의 눈길을 모았다. 중국문화가 체면을 중시하는 만큼 중국 역사를 인정해주고 띄워주는 광고가 효과적였다고 볼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해외진출은 얼마나 문화속에 빨리 스며드는가에 달려있다”며 “해외진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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