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는 누가 키워? 笑는 내가 키워" 개그콘서트 '두분토론' 박영진, 김영희

입력 2011-0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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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두분토론'의 박영진과 김영희

‘2010 KBS 연예대상’ 최고 아이디어상, 신인상, 우수상을 거머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박영진(31)과 김영희(27)는 KBS 개그맨 22기와 25기로 깍듯한 선후배 사이다. 방송에서는 “놀고 자빠졌네” “여자들이 돌아다니면 소는 누가 키우냐”며 서로를 공격하지만 방송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는 서로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선배 앞에서 약간 굳어있는 모습인 김영희에게 방송 중 선배에게 막말을 하기 힘들지 않은지 물었다. 그녀는 “무대에서 선후배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당차게 대답했다. 박영진도 “여기는 전쟁터다. 평소에 깍듯하다고 해서 무대에서까지 깍듯하면 총 맞아 죽는다. 능력이 뛰어나면 후배가 더 먼저 올라갈 수도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두분토론’은 온라인상에서 ‘두분토론 플레이어’까지 생겨 날정도로 고공행진중이다. 이들이 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사투리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미미하던 사투리가 지금에는 ‘두분토론’의 상징이 된 배경에 대해 묻자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무대 위에서 흥분하고, 소리지르다 보니까 사투리가 섞여서 나왔다. 사투리가 겹칠까봐 안 하고 싶었는데 몰입하니 나도 모르게 나왔다”며 웃었다.

개콘은 가족같은 분위기로 유명하다. 이들은 개콘에서 어떤 역할을 해내고 있을까. 김영희는 ‘막내동생’이라고 대답했다. 아직 막내기수라 사랑받는 막내동생 역할이 제격이라는 것. 말을 이어 받은 박영진은 ‘고시 준비하는 둘째삼촌쯤’이라는 독특한 애칭을 지었다. 이유를 묻자 “재미도 없고, 방에서 안 나오고, 시끄러우면 잔소리만하는 그런 삼촌이 바로 나”라고 설명했다.

막내동생 역할을 자처하는 김영희는 “여린 여자”라고 평가했다. 겉으로 기가 세 보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독하게 보지만, ‘두분토론’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한다. 회의 도중 선배들에게도 “난 예쁘게 생겼다”고 자신한다. 이럴 때마다 선배들이 “절대 예쁘게 생기지 않았다”고 단정지어 요즘엔 컨셉을 ‘귀엽게’로 바꿨다.

김영희는 KBS 공채개그맨에 합격하기 전 MBC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적어지자 KBS 시험을 다시 치룬 그녀는 KBS 시험을 볼 때 담당 PD가 너무 웃어 시험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KBS

장안의 화제인 박영진의 “소는 누가 키워”는 누가 생각했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회의 도중 나온 애드리브일 뿐이라는 것. 그는 “주제가 현시대에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 욕을 많이 먹었 던 것 같다. 여자가 왜 지하철을 타냐고 하니 다들 황당해했다”고 했다. 바로 그때 “여자가 지하철을 타면 소는 누가 키우냐고 말해서 겨우 살아남았다”며 화제의 말“소는 누가 키워”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영진은 자신을 ‘비호감 캐릭터’로 평가했다. ‘비호감 캐릭터’로 자리 잡다 보니 개그맨 생활이 길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그는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겸연쩍어 했다. 개그맨 시험을 볼 때도 “잔머리로 살아남은 격”이라는 겸손함을 보였다.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 개그맨 박성광과 같이 시험을 보게 된 그는 둘이서 시험을 보면 둘 다 합격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기회를 두 번 가지는 데에 합의했다.

박영진은 수험번호 100번, 박성광은 180번대에 접수를 하고 박성광이 시험 볼때는 박영진이 보조하고, 박영진이 시험 볼 때는 박성광이 보조하며 시험을 본 것. 이들은 합격 이후 PD가 “박영진이 시험 볼때는 박성광이 웃겼고, 박성광이 시험 볼때는 박영진이 웃겼다”라고 말해 간담이 서늘했다고.

엄할땐 엄한 선배지만 박영진은 개콘후배들이 꼽은 최고의 선배다. 김영희는 “박영진 선배는 내가 느슨해질 때마다 잡아주시는 좋은 선배”라고 평가했다. “나는 혼자서 무덤을 파는 스타일이라 관에 들어갈 뻔 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 마다 힘과 용기를 주시는 선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개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그다. 박영진은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개그를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면 시청자에게도 당당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영희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엄마도 내 개그를 보고 웃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머지않아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들의 웃음에 웃는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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