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 중국계 은행과 제휴 왜?

입력 2011-01-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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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 확보·영업망 확충 ‘一石二鳥’

국내 금융지주사와 중국계 은행간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되고 중국 자본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중국계 은행도 영역 확대를 도모하고 선진금융시스템 도입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계 은행과의 제휴로 인해 국내 금융회사의 노하우를 중국에 유출시킬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中 은행과 전략적 제휴= 하나금융지주는 중국 초상은행과 양사의 상호지분 참여를 포함한 업무 전반에 걸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996년부터 꾸준히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07년 현지 법인 전환으로 중국 전역 영업을 본격화했지만 엄격한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하나금융의 현지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따라서 중국 내 소매금융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초상은행과의 제휴는 중국 영업망 확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양측은 이번 제휴를 통해 우수한 소매 금융상품을 공유할 계획이다. 초상은행이 중국 신용카드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은 하나지주 카드부문의 중국 내 영업활동이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하나지주의 강점인 PB업무 등이 초상은행과 중국 내 영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KB금융지주도 중국 공상은행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우선 증권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세부 합의에 나섰다. KB금융의 이번 제휴는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왜 제휴 맺었나?= 은행계 금융지주사와 중국계 은행간에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원활한 공략이란 전략보다 자금 확보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유럽계 은행 후순위채 신용위험이 사상 최초로 정크본드 위험 수준을 상화하는 등 유럽은행들의 외부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됐지만 중국 은행들은 2조6000억 달러를 웃도는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어 자금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도 이번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 지분 교환에 나설 계획이며 KB금융도 공상은행과 지분교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에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중국계 은행과) 전략적 제휴에 나서는 것은 중국자본 외에는 자금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투기적 성격이 강한 사모펀드 외에는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영미계 금융회사 및 투자사들이 보수적이고 위축돼 있는 것과 반대로 중국 금융권은 급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 맞교환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장기적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한편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금융자본의 국내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직도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우수한 국내 금융영업 노하우를 가져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급팽창한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이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걱정도 무시하긴 힘들다. 이번 전략적 제휴 영역도 단순이 영업의 한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업금융, 리테일, PB, 자금 및 국제금융, 외환, 신용카드, 투자은행, 인원교류 등을 총망라하는 수준이어서 국내의 금융노하우를 너무 쉽게 중국 측에 유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긴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에 해당해 그동안 중국계 자본에 대한 경계가 컸다”면서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돈이 넘쳐나는 곳은 중국이라는 점이 중국계 자본을 무조건 경계하던 과거와 달리 변화된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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