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값 올려 대주주 배 불렸다

입력 2011-01-17 11:06 수정 2011-01-1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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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80%이상 배당… 1999년 이후 11년간 8000억 웃돌아

동서식품의 매년 계속되는 커피값 인상이 대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주력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 가격을 매년 최저 5%, 최고 9% 이상 올리면서 대주주들에게 평균 10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배당금 절반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어 일각에서는 동서식품이 일정 수준의 배당금 유지를 위해 커피값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동서식품은 모회사 동서와 미국 크래프트푸드가 각각 50%의 지분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동서는 김상헌 회장이 36.53%의 지분을 갖고 있고 특수관계인 9명의 지분까지 합칠 경우 지분이 68.28%로 올라가 대주주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 1999∼2009년 누적순이익 1조946억원의 80% 이상인 8726억원을 배당했다. 2009년에는 순이익 1571억원의 62.8%인 980억원을 배당했다. 이중 490억원은 해외 대주주에게 빠져 나갔다.

2008년에는 중간배당금까지 합쳐 1746억원이 배당금으로 대주주들에게 지급됐다. 이는 그해 순이익 1409억원보다도 많은 배당금이다. 동서식품은 2007년에도 946억원을 배당해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를 판 순이익의 대부분을 대주주들의 몫으로 챙겨줬다.

동서식품이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동안 커피값은 평균 5∼9% 이상 가격이 올랐다. 동서식품은 2004년 이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주력 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값을 매년 인상했다. 2006년 맥심커피(170g)는 9.2%, 커피믹스(1.2㎏)는 7.8% 올렸고 2007년 7월에도 맥심커피 7.9%, 커피믹스를 5.8% 인상했다.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맥심커피 9.2%와 5.0%, 커피믹스 7.8%와 5.0%를 올렸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물가관리정책에 따라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최근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억제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주력 제품의 가격인하를 단행했고 동서식품도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주력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 가격은 동결하고 25% 정도의 시장점유율에 매출 1000억원대인 캔커피 가격만 살짝 내렸다. 더욱이 동서식품은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가격인상으로 20%의 커피값 인상요인이 있다”며 “올 초에 인상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동서식품이 커피값, 특히 주력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값을 내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력 상품의 가격을 내리면 매출(이익) 감소에 따른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높아 동서식품의 대주주인 동서는 매년 고배당 주식으로 추천된다”며 “커피값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동서식품의 고배당으로 지주사인 동서의 주주가 수혜를 입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동서 주식의 70%가량을 오너일가가 갖고 있어 고배당정책이 오너일가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서식품은 1조원 규모 커피믹스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매출만 평균 8000억원이다. 대형마트에서도 커피믹스가 2년 연속 매출 1위 상품으로 등극할 정도로 동서식품의 주력상품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10년간 평균 매출 증가율은 무려 8.9%에 달한다. 연평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성장률도 각각 14.1%와 15.6%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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