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영토 확장' 세계로 뛰는 금융권

입력 2011-01-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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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마켓 중심 점포 27곳 신설

세계적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까지 조직 슬림화에 주력했던 국내 금융사들이 올해에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확대한다. 특히 아시아 국가 등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신흥 시장국을 중심으로 현지법인과 법인 소속지점을 크게 늘리는 등으로 현지고객에 대한 영업비중을 늘리는 현지화 영업전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경쟁이 자칫 비용 증가 등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해외발 위기 전염성을 키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다.

◇은행권, 아시아 중심 진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9개 국내은행은 올해 중 27개의 해외점포를 설립할 계획이다.

형태별로는 지점 16개, 현지법인 8개, 사무소 3개를 신설할 예정이며 지역별로는 중국 6개, 베트남 6개, 인도 5개 등 고성장세가 지속되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3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2개, 우즈베키스탄 2개, 브라질과 일본, 호주에는 각 1개씩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해외 신설 법인과 지점들이 5개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하나은행이 4개, 신한과 우리, 외환, 산업, 기업은행이 3개, 부산은행 2개, 대구은행 1개 순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중국 내 지점을 추가 증설하거나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키로 했으며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를 지점으로 확대키로 하고 최근 베트남 금융당국에 승인신청을 마친 상태다. 또 일본 오사카 지점 설립을 추진키로 하는 한편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이머징 시장에서 사무소나 지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민병덕 국민은행자은 “현재 10개국, 12개 영업망에 불과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부족한 해외영업망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내년 하반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의 북서쪽에 있는 도시로 현대자동차 생산라인과 협력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러시아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사후 신고제도라서 비교적 빠르게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우리은행 모스크바 법인의 지점 형태로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인도 첸나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사무소는 법인으로 확대키로 했다. 호주 시드니에도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일본·베트남·중국·미국·인도 등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현지법인이 설립돼 있는 중국 베트남 일본 등에는 지점을 추가로 세우고 동남아 지역에서는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영업이 주로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기업이나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현지 조달과 현지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현지법인이 설립돼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19개 수준인 영업점을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도 지점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현지 당국에 설립 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기업은행은 중국 선전분행을 개설하고 추가로 중국 지역 내 1~2개 분행과 지행 개설을 검토하는 등 해외 진출 역량을 중국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험사, 국내시장 포화 신시장 개척=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 보험시장이 성숙단계를 지나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험사들은 지난해보다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이미 진출한 대형 보험사 외에 중소형 보험사도 해외 진출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신시장 개척에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삼성생명은 중국삼성 사장 출근인 박근희 사장의 부임으로 중국 시장 영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있던 베이징 본사와 별개로 베이징 영업을 위한 지사를 추가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생명의 중국 강화 의지는 취임 후 첫 공식행사를 중국에서 가진 박 사장의 행보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 내 합작법인인 중항삼성생명을 찾은 그는 취임일성으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모든 경영을 글로벌화에 집중하겠다”며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생명은 미국·영국·일본·중국·태국·베트남 등에 현지법인과 주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중순을 목표로 싱가폴에 캡티브(Captive)재보험사 설립 또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캡티브재보험사란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시 현지 보험사에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등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자신의 보험물건을 현지 봏머사에 가입하는 대신 재보험을 수재하는 방식으로 위험관리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또 영국 런던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유럽 영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진출한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는 중국 화태 보험사와 지속적 포괄 업무 제휴로 점차 중국 지역 전반으로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싱가폴에 있는 일본계 브로커사와 합작으로 재보험 브로커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부화재는 오는 4월 호찌민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베트남 보험시장에 새로이 진출할 예정이다.

중소형 보험사의 해외 진출 모색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기업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그룹의 의지에 따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1월로 제일화재와 합병 1주년을 맞이한 한화그룹 자회사 한화손해보험은 해외 진출을 위해 적합한 곳을 물색 중이다. 그룹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나라를 대상으로 고심하고 있으며 같은 보험 계열사인 대한생명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있는 만큼 동남아 지역 국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롯데손해보험도 동아시아 등 해외 보험시장에 진출해 이는 국내 상위 보험사를 대상으로 벤치마킹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손보는 롯데그룹 관계자와 함께 해외 진출 차원의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은행과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다만 해외진출국가들이 제한적이여서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 악화를 불러오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시장 조사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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