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⑤ 리먼 쇼크 후 2년...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

입력 2010-09-13 13:14 수정 2010-09-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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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더블딥 우려 떨치나

(편집자주: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지역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기업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유럽의 재정위기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美 기업 신뢰 먹구름 걷힌다

②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③ 中경제 연착륙 성공한다

④ 중동도 '맑음'...UAE 올 경제규모 317조원

⑤ 리먼 쇼크 후 2년...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

오는 15일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리먼 브러더스발 쇼크로부터 2년째를 맞는다.

각국의 거액의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는 회복 기조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향후 불투명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더블딥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리먼의 악몽이 여전히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위기”라고 진단한 리먼발 금융위기. 그 여파로 침체된 미국 경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8000억달러(약 927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회복 궤도에 오른 듯했다.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고 올 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드디어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5월부터는 미국 경기 회복속도는 급격히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0%대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과 함께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전체 실업인구의 45%에 달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원흉이었던 주택시장도 문제다. 리먼 쇼크 이전에는 실업자들끼리 정보교환 모임인 ‘핑크슬립(해고 통지서) 파티’에 참가해 직장을 구하거나 경력을 높일 기회를 얻기도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도시로 옮겨가 일자리를 구하는 등 이동이 잦은 것이 미국 사회의 전통이었다.

그러나 리먼 쇼크 이후 모기지 잔액이 현재 주택 가치보다 높은 이른바 ‘역자산(negative equity)’ 현상과 함께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하지 못하는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미 고용시장은 본래의 유연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견해가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모기지 이용자 가운데 5명중 1명이 역자산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감세와 인프라 정비로 고용 창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에서는 여야 대립이 격해지고 있어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다.

연준도 지난달 출구전략 모색을 접고 3월까지 매입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상환금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키로 결정, 사실상 추가완화 정책에 발을 내디뎠다.

제임스 불라드 세이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연준의 추가 완화에 불만을 표시했다.

리먼 쇼크의 후유증에 여전히 시달리기는 일본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 경제의 견인역할은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에서 중국 등 신흥국 경제로 옮겨간 지 오래다.

재정지출 여력이 바닥난 데다 금융정책까지 궁지에 몰린 선진국들은 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결정적 수단을 찾지 못해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는 2.6%, 내년도는 2.4%로 소폭 후퇴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리먼 쇼크 전 전성기의 경제성장률은 미국과 유럽은 3%대 일본은 2%대 중반이었으나 향후 그 절반 수준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지역 정상회의(G20)에서 선진국은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재정이 회복되지 않으면 시장의 표적이 돼 재정 파탄 등 금융 위기 이상의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였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세수 증가는 물론 재정 재건도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성장과 재정 재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선진국들에 의지할 곳은 수출뿐이다.

다만 현재 유럽과 미국은 수출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자국의 통화 약세를 용인하는 반면 일본은 엔화 강세로 성장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방적인 통화약세를 계속 용인할 경우 수출지 경기가 악화돼 결국은 자국의 수출이 줄어드는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리먼 쇼크 이후 세계 경제는 한정된 파이를 서로 뺏어먹으려는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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