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스폰서 의혹과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의혹 등 도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한나라당은 김 후보를 엄호하면서 능력 검증에 집중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검찰이 '박연차 게이트' 관련, 뉴욕 한인식당의 여종업원 조사 여부에 대해 말을 바꿨다며 "검찰이 인사청문회를 우롱하고 있다. 검찰의 증인 불출석 등으로 검증이 제대로 안된다면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용섭 의원은 "검증하면 할수록 '양파 총리', '누더기 후보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혹들이 사실이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 배우자가 들고 있는 명품가방 사진을 꺼내보이며 "후보자가 골프 좋아하고 배우자가 명품가방 들고 다니는데 400만∼500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김 후보자는 총리에 취임할 수도 없거니와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관용차 개인사용 문제에 대해 "(주행거리가) 3만㎞ 정도 뛰었고 유류비는 500만원 정도 됐다"며 유류비 환급 의사를 묻자 "개인적으로 된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박 의원이 차량 운행일지를 제시하자 "아마 (공적.사적으로 쓴 게) 중복된 부분도 솔직히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인정하고 싶다"고 관련 의혹을 시인했다.
반면, 한나라당 권선동 의원은 "막중한 자리인 총리 후보자에 지명된 것을 축하한다"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뒤 "후보자 본인이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면 저렇게 적극 해명하겠느냐"고 총리 후보를 감쌌다.
같은 당 조문환 의원은 김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을 지적하며 "착오가 너무 많다. 왜 불필요한 오해를 사느냐"면서도 "실무착오라는 것은 저도 짐작한다"고 말했다.
권택기 의원은 "40대 국무총리가 기용된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갖고 있다"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김 후보는 야당 일각에 제기한 STX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너무 허무맹랑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이에 관한 입장을 묻자 "왜 이런 유언비어성 내용들이 돌아다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이 자신을 '인턴총리',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를 '특임총리'에 빗댄 데 대해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이 장관 내정자가 총리가 주는 특임장관의 역할도 맡아줄 것으로 믿는다. 조화를 잘 이루겠다"고 말했다.
'8.8' 개각 과정에서 입각 대상자들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 과정은 제 권한밖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