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톡톡 증권가]ELW시장 혼탁 증권사가 키우나

입력 2010-08-03 11:23 수정 2010-08-03 11:2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샛길과 굽은 길을 뜻하는 ‘방기곡경(旁岐曲逕)’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일을 순리대로 정당하게 하지 아니하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사자성어는 조선 중기의 유학자 율곡 이이(李珥)가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제왕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도학을 싫어하거나, 직언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구태를 묵수하며 망령되게 시도하여 복을 구하려 한다면 소인배들이 그 틈을 타 갖가지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방기곡경은 바른 길을 좇아 정당하게 일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하는 일을 비유하는 말로 주로 사용되는데 최근 증권가에도 방기곡경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증권사들 간 위탁매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불똥이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으로 튀고 있는 모습이다. 올 초 H증권사와 S증권사가 소위 ELW 큰손으로 불리는 ‘슈퍼메뚜기’라는 선수들을 영입해 위탁매매 점유율을 끌어 올려 논란이 되고 있어 방기곡경을 한번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

올 상반기 W증권사가 H증권사에서 활동하는 이들 선수들을 끌어들여 위탁매매점유율이 2위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W증권사는 이들 선수들을 모시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위탁매매 점유율이 ELW시장이 포함되면서 왜곡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부 증권사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 선수들을 모시기 위해 넥타이로 구두를 닦아줄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할 정도다”고 지적했다.

이들 선수들에게 각종 편의와 수수료 감면은 물론 지점 단말기까지 제공해 일반 HTS거래보다 영점 몇 초라도 빠른 체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들은 주로 초단타매매를 주로 하기 때문에 증권사 지점 단말기를 이용할 경우 영점 몇 초 빠른 거래로 수익률에 있어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ELW시장이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몰려 있는 시장인 만큼 무기의 차이로 인해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소수 투자자들이 수백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으로 하루 수백 번씩 종목을 갈아타며 초단타매매를 하며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있어 선의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 ELW시장은 7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월 1조6563억원보다 증가한 1조7715억원을 기록해 매달 꾸준히 1000억원이 넘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로 국내 ELW시장이 세계 2위 시장으로 급성장 했지만 이들 몇몇 선수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시장으로 혼탁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들 소수 투자자들의 거래에 대해 아무런 제동이 없을 경우 자칫 ELW시장이 기초자산에 대한 위험관리라는 본연의 시장기능이 훼손된 채, 투기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에 이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또한 일부 증권사들도 이러한 ELW 선수들을 이용해 위탁매매 점유율을 올리는 왜곡된 수치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보다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경쟁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집단 휴진 거부한 아동병원, 의협 회장 맹비난 "'폐렴끼' 만든 사람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00,000
    • -0.12%
    • 이더리움
    • 5,042,000
    • +1.94%
    • 비트코인 캐시
    • 609,000
    • +1.08%
    • 리플
    • 696
    • +3.11%
    • 솔라나
    • 204,600
    • +0.29%
    • 에이다
    • 583
    • +0%
    • 이오스
    • 932
    • +0.65%
    • 트론
    • 163
    • -1.21%
    • 스텔라루멘
    • 139
    • +1.46%
    • 비트코인에스브이
    • 70,100
    • -0.21%
    • 체인링크
    • 20,830
    • -0.76%
    • 샌드박스
    • 542
    • +0.5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