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나투어 권희석 사장 "100년 후에도 1등 하겠다"

입력 2010-07-19 07:55 수정 2010-07-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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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최초 기업공개 10년…경영투명성·신뢰도 향상 자부심

▲권희석 하나투어 대표이사
한 기업이 10년 이상 업종 1위를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업종은 더욱 그렇다. 하나투어는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여행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2009년에 걸친 2년간 업계 사상 최악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2000년대 중후반 바이오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여행업이 각광받으면서 대기업이 앞 다퉈 여행업에 뛰어들었을 때조차 여행전문 기업인 하나투어는 1등자리를 놓지 않았다.

1등 기업인만큼 하나투어가 여행업계에 기여한 바도 크다. 업계 최초로 코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이후 모두투어, 자유투어, 롯데관광등 여행기업들이 상장이 잇따랐다. 이는 여행기업들은 경영의 투명성과 함께 업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여행업계 최초의 상장기업이자 여행업계 부동의 1등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하나투어의 권희석 대표이사를 지난 6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권 대표는 “돌이켜보면 2008년과 2009년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하늘이 주신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올해는 하나투어가 기업공개를 한지 10년이 되는 해다. 하나투어의 기업공개이후 모두투어, 자유투어, 롯데관광등 여행업계 빅4가 모두 국내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2000년 11월24일 여행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만 해도 여행업은 ‘소비향락산업’으로 취급돼 금감위와 증권협회에서 제동을 걸어 가장 기본적인 주간사 선정조차 어려웠다. 등록예비심사를 위한 코스닥위원회에서는 심사위원들이 ‘여행사도 상장을 하나’라고 반문할 정도로 여행산업의 전망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당시 박상환 회장과 함께 ‘지금 우리가 상장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외국의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가야 할 것’이라는 협박과 설득을 통해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는 10개 정도의 여행기업이 상장돼 있다. 그 촉매제 역할을 하나투어가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하지만 여행사의 기업공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공개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10년전만해도 여행사는 단지 여행사일 뿐이었다. 누구도 여행사라고 부를 뿐 ‘여행기업’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여행사는 마치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인식됐고, 실제로 비자금 문제나 해외송금 문제 등으로 인한 말썽이 잦았다. 여행사들의 크레딧도 당연히 좋지 않았다. 신뢰도의 문제다. 하나투어가 기업공개를 결심한 것은 이런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여행사도 투명한 경영을 할 수 있다’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나투어로부터 시작된 이런 노력들이 전체 여행사로 이어지면서 이제 투명성도 과거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상장기업이 10곳 이상 포함돼 있는 어엿한 ‘산업군’으로 당당히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계속해서 상장기업이 나와야 한다.”

- 큰 줄기에서 보면 여행산업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사이사이 굴곡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8~2009년은 정말 어려웠다.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IMF)와 2000년대 초반 사스 발생 당시보다 더 힘들었다. 더욱이 2007년까지 약 3년간 급격하게 성장했던 직후라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행산업은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다. 반대로 회복기에는 그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특성도 갖고 있다. 지난 2년간 여행산업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넘어야 했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최고 호황기 수준을 거의 회복한 상태다. 올해 2007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내년부터는 분명 그 이상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최근 증권가에서는 하나투어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리포트가 제법 나온다. 2위 기업과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가지 고백을 하건데 올 상반기만 보면 지난해 하나투어가 예측했던 올해 전망은 실패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못했다. 좀 더 정확했더라면 보다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세웠을 텐데 그러질 못했다. 2위 기업과 격차가 줄어든 원인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달라질 것이고 내년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이다. 하나투어는 판매망이나 자금력등 모든 면에서 2위 기업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내년부터는 다시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1위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행기업으로서 수익구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행기업이 갖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다른 산업군처럼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사지만 본질을 벗어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도 없다. 지금은 공개하기 뭐하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 다른 여행기업에서는 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현재는 수익이 나지 않지만 10년 후를 위한 것이다. 이런 투자가 완료되면 1위 기업으로서의 하나투어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 중국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모두들 중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여행산업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1억3000만명이 해외여행을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로 볼 때 향후 더 가파른 성장을 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여행업계는 이들을 한국으로 어떻게 유인할 것인가에만 신경을 쓴다. 좀 더 넓게 보면 중국 여행시장 자체가 새로운 사업이 될 수 있다.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 자체를 공략해 중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여행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가 중국과 일본에 본부장급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5년 설립한 하나투어 재팬에 이어 2008년 중국 베이징 현지에 독립법인 하나투어 차이나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하나투어는 연간 중국 34만명, 일본 25만명을 송객하고 있다. 단일여행사로서는 해당 지역에서 세계 최대의 인원을 송출하는 회사가 하나투어다. 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최후에 승자가 되겠지만 어떻게 선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 2007년 하나투어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올해 업황과는 달리 주가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

“한없이 떨어지기만 하고 또 반대로 한없이 오르기만 하는 주식은 없다. 여행주처럼 경기에 민감한 주식은 특히 그렇다. 개인적으로 투자자들과 만나면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1년 앞을 보고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지만 3년을 보면 성공할 확률이 더 크다는 점이다. 3년후 회사의 전망, 망할지 흥할지를 봐야 한다. 3년후 여행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2007년 최대 호황기 출국인원이 1300만명이었는데 인구대비 25% 수준이다.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대만의 출국률은 40%대다. 앞으로 두 배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3년 후의 하나투어는 지금처럼 주도적인 위치에서 여행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권희석 하나투어 대표이사는 여행기업 CEO로는 거의 유일한 재무 전문가다. 서울마케팅 서비스(SMS) 상무이사를 거쳐 1993년 박상환 현 공동 대표이사(회장) 등과 함께 하나투어를 설립한 이후 재무담당 부사장(CFO)를 거쳐 2008년 1월1일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현재 국세청 국세 행정개혁위원회 위원과 상공회의소 관광산업 위원회 위원, 대통령 관광자문위원회 위원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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