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용 데스킹전)[매매-전세 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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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나경제(43.가명)씨. 나씨는 올여름 분가를 하려다 포기했다. 분양아파트와 기존 아파트를 놓고 저울질 하던 그는 집값이 곤두박질치자 당분간 분가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나씨는 "집을 사려면 금융상품에 넣어둔 돈만으로는 부족해 융자를 얻어야 하는데 금리가 곧 오른다고 들었다"며 "집값도 더 떨어진다는 데 무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사는 강남길(35.가명)씨는 최근 시댁과 합치기로 하고 전세집을 알아보고 있다. 시부모와 같은 아파트에서 따로 전세를 얻어 살어던 그는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단지의 전세가격이 하락하자 두 집이 합쳐 옮겨가기로 했다. 그동안 합가를 고려해 왔던 강씨는 저렴한 전세집으로 옮기고 관리비로 줄여볼 요량이다.

매매 뿐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아파트 매수자들이 사라진지는 오래 전 얘기고 세입자마저 실종되고 있다. 전국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가운데 올해만 32만여가구(수도권 17만가구)에 이르는 입주물량 폭탄이 터지자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하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서울과 신도시에서 두드러진다.

실제로 닥터아파트 등 정보업체에 따르면 최근 서울 전세가가 주간기준(5월 마지막주)으로 16개월만에 내림세로 반전됐다. -0.02% 하락이다. 신도시 및 인천 전세가변동률은 각각 -0.01%로 하락했다. 특히 성북구와 은평구는 뉴타운 신규 입주물량의 여파로 인해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 일대 중개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올 초부터 매매거래가 끊긴데 이어 전세거래 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값도 하락세를 보여 길음동 뉴타운푸르지오 109㎡(33평형)가 같은 기간 1000만 원이 떨어진 1억 8500만 원에 세입자를 찾고 있고 하월곡동 삼섬래미안 80㎡(24평형)도 현재 1억 8500만 원 선으로 1000만 원 가량 내림세를 나타냈다.

은평구의 상황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올 초에 공급된 아파트들도 현재까지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은평뉴타운 3지구가 다음달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오래된 아파트들은 세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갈현동 라이프시티 102㎡(31평형)가 1000만 원 떨어진 1억 1250만 원 선에 전셋집이 나와 있고 증산동 덕원 50㎡(15평형)도 1000만 원 가량 하향조정된 7800만 원에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 약세를 보였던 노원구, 광진구, 서초구 등도 거래부진이 여전하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2단지 60㎡(18평형)가 현재 7750만 원으로 한 주간 500만 원 가량 내림세를 보였고 상계동 주공1단지 66㎡(20평형)도 지난 주에 비해 250만 원 하락한 1억 750만 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는 세입자 구경하기가 힘들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신도시는 일산이 -0.05%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내림폭을 키커지고 있다. 산본(-0.02%)과 평촌(-0.02%)이 하락장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하락이 집값을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간 집값 폭락을 막는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전세가격마저 하락한다면 시장을 지지해 줄 방패막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특히 전세.임대수요를 통해 금융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전세가 하락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 시장이 걷잡을 수 없게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매매가가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전세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런 효과가 사라진다면 매매가 추가하락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분양팀장은 "연말에 3차보금자리 주택공급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지방선거에서도 민생안정이나 개발보다는 안보 및 정치적인 현황들이 두각되고 있어 집값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거래활성화를 위해 특별한 조치를 내호지 않는 이상 서울, 수도권 거래시장은 더욱더 악화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전문가들은 또 용인이나 고양에서 쏟아져 나올 하반기 입주물량 폭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대량으로 풀면 매매가와 전세가 동반하락 현상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는 견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집값 상승을 견인할 동인이 없다. 규제라는 정책의 틀이 바뀌지 쉽지 않아 금리도 올릴 예정이어서 시장이 더 어두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매가와 전세가 하락 현상이 시장이 바닥에 다가왔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부성부테크 연구소장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도 매매가와 전세가 동반하락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수개월지나 시장은 반등했다며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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