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현대百 정지선·교선 형제경영 '공격 앞으로'

입력 2010-05-03 09:34 수정 2010-05-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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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 현대H&S축으로 계열사 지분 소유 … 유통·미디어·종합식품사업 성장동력 육성

현대백화점그룹이 달라졌다. 공격적으로 변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국내 대형 할인마트 시장과 중국등 해외마켓에서 영토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에 집중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확장을 선언한 것이다.

국내 재벌가 가운데 ‘3세 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린 정지선 회장(39세), 정교선 사장(36세) 등 젋은 오너 체제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이런 공격적인 행보는 재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정몽근 명예회장이 지난 1999년 현대그룹으로 부터 일찍이 계열분리를 단행, 현재 롯데, 신세계와 국내 3대 유통명가를 이룬 업적을 두 아들이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항상 의구심이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07년 당시 36세에 불과했던 정지선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고 2008년에는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두 아들은 당장 경영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30대 중반의 젊은 오너가 그룹 전반을 이끌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주위의 우려에 따라 정 명예회장때부터 함께했던 전문경영인들이 옆에서 보좌했다. 일종의 경영수업을 한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식자재 유통을 주업으로 하는 현대H&S를 두 축으로 계열사 대부분의 지분을 골고루 소유하면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의 그룹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을 보면 정 명예회장이 현대백화점 3.37%, 현대H&S 3.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을 17.32% 보유함으로써 대주주에 올라 있고 이밖에 현대H&S 1.24%, 현대푸드시스템 35.0%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H&S 지분 26.31%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으며 현대홈쇼핑 지분도 13.21%를 갖고 있다.

계열사별 지분구조를 보면 현대백화점은 ▲현대쇼핑(100%) ▲현대DSF(40.97%) ▲한무쇼핑(41.8%) ▲부현개발(70%)등 유통관련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H&S는 ▲현대드림투어(70%) ▲현대B&P(100%) ▲현대F&G(62.1%) ▲현대F&G(62.1%)등 비유유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H&S는 현대백화점 지분도 12.41% 갖고 있다.

또 그룹내 알짜기업으로 분류되는 현대홈쇼핑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현대H&S가 각각 20.8%, 20.42%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정지선·정교선 형제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그룹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HCN의 지분 24.3%를 보유함으로써 유선방송사업에도 진출해 있다. HCN은 계열사로 ▲HCN부산방송(93.7%) ▲HCN충북방송(80.7%) ▲HCN서초방송(86.8%) ▲HCN동작방송(99.1%) ▲HCN금호방송(94.1%) ▲HCN미디어(100%) ▲HCN경북방송(97.0% ▲HCN새로넷방송(9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계열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순한 지분구조 속에서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17.32%와 현대 H&S 지분 1.24%를 보유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으며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는 현대 H&S 최대주주(지분 26.31%)로 현대H&S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12.41%)을 통해 형인 정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올해 가장 놀라운 변화는 보다 공격적인 경영방침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백화점·홈쇼핑·케이블방송 등 유통 및 미디어 사업에 이어 종합식품사업을 그룹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 7월1일 기준으로 그룹의 지주회사격이자 식자재 유통을 주업으로 하는 현대H&S와 단체급식을 주업으로 하는 현대푸드시스템을 합병, (주)현대그린푸드(가칭)라는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 계획인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조직통합 및 운영구조 개선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 그룹의 방침이다.

또 두 회사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식품유통,베이커리,외식사업등을 영위하는 현대F&G 역시 내년 현대그린푸드와 추가합병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그린푸드는 2009년 기준으로 자산 1조920억원, 부채 2318억원 규모에 매출 1조300억원, 경상이익 980억원, 순현금보유액 2200억원에 달하는 우량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2015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경상이익 1500억원을 달성해 국내 최대 종합식품 전문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상장등을 통한 적극적인 M&A에도 나설 계획이다. 올해 현대홈쇼핑, HCN, 현대F&G등 3곳의 상장을 준비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서 지난해 12월 현대푸드시스템을 상장시킨바 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오는 8월말 상장을 목표로 최근 현대증권과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3곳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중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8월 중순 일반공모 청약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HCN은 9월말 상장을 목표로 현대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지정했으며 현대F&G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올해 내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이렇게 3개 계열사의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과 3개사의 유보금을 합해 약 5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조달, 성장산업 발굴을 위한 M&A자금을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식품산업을 선택한 만큼 식품 완제품 기업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M&A를 추진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룹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특징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이 롯데나 신세계처럼 사업다각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대형할인마트에서 규모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8월 일산 킨텍스몰 백화점 진출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대구 중구지역에, 이듬해에는 청주 신도시, 2013년에는 양재동 화물터미널에 입점할 예정이다. 또 2014년에는 경기도 안산지역과 광교신도시에 출점하고 2015년에는 천안·아산역사에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산 킨텍스점과 대구점, 청주점등 3곳은 전국단위의 백화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안산지역의 경우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작년말에 입점계획이 정해졌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추진하는 광교점과 천안점의 개점시기는 개발일정에 맞춰 입점시기가 변동될 수 있다”며 “향후 이들 점포의 설립을 통해 백화점 매출신장과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런 공격적인 영업방침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정지선 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경청호 그룹 부회장의 입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와 M&A, 계열사 상장등 2010년 공격경영 방침을 밝힌바 있다.

이는 2003년 정지선 회장이 그룹 총괄부회장이 되면서 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후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그룹의 내실 다지기가 끝났다는 판단에 다른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3년부터 총 8400억원의 부채를 갚으며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을 45%로 낮춰 40대 그룹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으로 변모했다.

그룹 내 유보금도 6000억정도 쌓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매년 6000억원가량의 투자여력이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A나 신규투자등 공격경영의 실탄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상장과 그룹내 유보금등이 풍부한 만큼 투자환경과 M&A를 통한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리스크가 있는 사업에 투자하기 보다는 백화점 및 성장동력인 식품사업등과 시너지가 있는 쪽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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