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단칸 4분기 연속 개선.. 기업경기 '해빙' (상보)

일본 제조업 대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DI)가 4개 분기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아시아 수출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작년 12월 조사 시점보다 큰 폭으로 오른 주가, 여기에 수출주력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던 엔화 강세가 수그러들면서 얼어붙었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1일 DI가 3월에 -14로 직전 조사때보다 11포인트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대기업 비제조업도 -14로 전보다 7포인트 호전돼 모두 4개 분기 연속 개선을 보였다. 사전 조사에서는 각각 -14, -18로 예상됐었다.

이번 DI에서 일본은행은 조사대상 기업들을 기존의 1만116개 가운데서 98개를 제외하고 1666개를 새로 포함시켰다. 조사대상 기업의 조정이 이뤄진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조사를 재집계해 DI는 -25로 소폭 수정됐다.

3개월 후의 DI 전망은 대기업ㆍ제조업이 -8, 대기업ㆍ비제조업이 -15로 이번 조사결과보다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BNP 파리바의 고노 료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발표전 보고서에서 “재정정책 효과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성장속도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대아시아 수출이 견조하고 설비투자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경기 하방압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DI도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 DI는 자동차와 생산용 기계등의 수출이 크게 개선된 반면 내수 부진으로 식료품 부문은 악화됐다.

대기업 비제조업의 DI는 -14로 4개 분기 연속 개선을 보였다. 개선폭은 7포인트로 전회의 2포인트를 웃돌았다. 기업거래가 주류인 운수ㆍ우편등의 개선도 두드러졌다. 이와함께 개인에 대한 서비스와 숙박ㆍ음식서비스등도 개선됐다. 건설은 공공투자 감소로 악화됐다.

DI가 4개 분기 연속 호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최대 우려재인 디플레를 둘러싼 일본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에 대한 자금공금 규모를 10조엔에서 2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행은 3월 DI에서는 폭넓은 업종의 체감경기가 개선되겠으나 설비와 고용부문의 과잉감이 여전히 강해 탈디플레에 대한 언급은 배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디플레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만큼 금융정책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간 나오토 부총리겸 재무상은 지난 2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올해 안에 디플레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일본은행의 대응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디플레이션을 공식 선언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정부가 디플레를 선언한 것은 2001년 3월 이후 3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은행이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추가 금융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은행의 미야오 류조 심의위원은 “경기가 회복 기조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실시한 추가 금융완화는 보다 자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될 수 있다”며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 기업과 가계의 대응을 적극 지원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HSBC 증권의 시라이시 세이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차기 정책에 대해 “엔화 강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는 국면에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