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위기에 더 강해졌다

입력 2010-01-04 09:03 수정 2010-01-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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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비율 역대 최고…2010년, M&A·해외진출 등 공격 앞으로

1997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 대공황에 휩싸였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대우그룹과 한보 등 국내 10대 그룹이 줄줄이 무너졌고 덩달아 자금줄을 대주던 은행들도 줄 파산의 연속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07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 은행들은 또 한번 위기를 겪는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했고 글로벌 파생상품에 투자한 국내 은행들은 적지 않은 투자금을 허공에 날려야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는 1997년과는 사뭇 다르다. 대규모의 투자손실을 봤음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고 1년도 채 안된 시기에 건전성과 매출이 하향곡선에서 다시 상승곡선으로 전환됐다.

어떻게 보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리스크(위험)이 잠재되어 있었지만, 위기극복은 빠르고 신속하게 진행됐

다.

특히 대규모 투자손실에도 자금을 맡긴 고객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는 더 이상의 파산은 없을 것이라는 은행의 건재함을 믿었기 때문인 듯 하다. 비록 은행들이 장사를 못했다는 여론의 비난은 피할 수 없었지만, 자본과 건전성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고객의 신뢰는 적중한 듯하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해 3분기 시중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익하강 하던 수익성 지난 3분기부터 개선

BIS 비율이란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백분율을 뜻한다. 금감원은 10%를 넘으면 우량은행으로 분류하고 있다. 18개 은행 중 12%를 밑돈 곳은 수출입은행, 단 한 곳이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해 1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13개 일반 은행과 5개 특수은행 등 18개 국내은행의 지난 9월말 기준 BIS비율은 14.07%로 전분기에 비해 0.33%포인트 상승했다.

전분기에 이어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기본자본비율(Tier1)도 10.67%로 0.37%포인트 올랐다.

특히 13개 일반은행의 BIS 비율은 14.59%로 나타났다. 7개 시중은행은 14.71%로 더 높았다.

이중 한국시티은행(16.47%)과 신한은행(16.02%) 등은 16%대를 기록했다. 외환은행(15.62%)은 1%포인트에 가깝게 BIS비율이 올라갔고 한국시티은행 산업은행 경남은행 하나은행 등도 상승폭이 컸다.

지난 해 초 수직하강했던 수익성도 작년 3분기에 접어들면서 크게 개선됐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1.72%)보다 0.21%포인트 늘어난 1.93%를 기록한 것. 이에 따라 은행의 이자이익은 전 분기보다 6000억원 증가한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4분기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의 연간 순이익은 작년보다 2.21% 늘어난 3조8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난 해 금융위기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는데 불과 1년도 채 안 돼 거의 극복한 것 같다”며 “올해부터는 인수합병(M&A)이나 해외진출 등으로 수익성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극복 위한 복합 상품 봇물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복합 상품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된 만큼 내실을 통해 위기극복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금융간의 벽을 무너뜨리고 저축·보험·대출·카드 등 갖가지 금융상품을 '세트'로 구성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봇물을 이뤘다.

SC제일은행은 6개 세트 상품을 담은 ‘드림팩’을 최근 선보였다. 대출, 신용·체크카드, 급여이체·입출금 통장, 적금, 정기예금 등의 상품을 묶어 가입하면 패키지 상품별로 최대 0.5%포인트의 대출이자를 할인해주고 예금에는 우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저축예금과 인터넷·모바일뱅킹, 체크카드를 한꺼번에 가입하면 인터넷·모바일·폰뱅킹 이체수수료 등을 3개월 동안 면제해 주는 ‘베이직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상품은 한 장의 신청서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환은행은 20대를 위한 ‘윙고’ 패키지 상품을 팔고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저축예금(윙고통장)과 체크카드를 결합한 패키지 상품으로 전월 체크카드 사용실적이 10만원 이상이면 윙고통장을 이용한 인터넷·모바일 뱅킹 타행 이체수수료,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면제된다.

우리은행 'AMA플러스통장' 은 고객의 유형에 맞춰 AMA플러스급여통장(급여이체 고객)▲AMA플러스결제통장(신용카드결제고객)▲AMA플러스증권tx통장(tx사이버증권거래고객)▲AMA플러스 야! 네 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이 중 tx통장 신규 가입으로 만들어진 tx증권계좌로 전월 200만원이상 거래를 한 고객은 우리은행은 물론 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 받고,연1.7%~2.0% 이율을 적용받는다. 올 4월부터 진행됐으며, 상품을 통해 지난 8일 기준 총 58만5679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KB금융지주의 복합상품인 ‘KB 플러스타’ 통장은 통장 하나로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 서비스를 동시에 누릴 수 있고, 증권 매수주문 업무처리일로부터 매수대금 출금일 전일까지 연 4%의 이율을 적용,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은행 ‘빅팟통장’을 통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 통장은 여유자금을 CMA계좌로 이체해 고금리로 운영하거나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 여기에 Swing 서비스와 역 Swing 서비스가 추가된다.

스윙 서비스는 해당 통장의 잔액이 고객이 지정한 금액을 초과할 경우 예금지급가능잔액 내에서 자동으로 CMA로 이체해 주는 것이다. 역 스윙서비스는 해당카드의 결제자금 부족시 CMA에서 자동으로 부족 자금이 이체되는 서비스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고객들의 요구도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이 결과 은행 내부에서는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지급하기 위한 소리 없는 아이디어 전쟁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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