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엘시디의 상승세 이유는 ‘키코 재판’

입력 2009-12-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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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사와 은행간 소송 결과 기대감으로 상승... 전문가들 신중한 투자 접근 권유

키코 관련 손실로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었던 태산엘시디가 최근 심심치 않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태산엘시디는 최근 이틀간 하락세를 보였으나 4일 1시18분 현재 전일대비 235원(8.48%) 오른 30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인 3일에는 14.94%의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보다 앞선 지난달 23~26일에는 나흘 연속 상한가 랠리를 이루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태산엘시디의 상승세 행진을 두고 기존 상한가의 경우는 키코 손실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주 원인이었지만, 3일~4일 현재 상승세의 원인은 D사와 우리·외환은행의 키코 소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태산엘시디의 상승세는 이 기대감 때문에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빚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기대감만으로 막연하게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태산엘시디가 상한가 행진을 멈췄던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거래량은 339만694주였고, 개인이 차지하는 투자자 비중은 99.90%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에서 D사의 승리로 결론이 나올 경우에는 은행이 키코와 관련된 전체 손실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있지만, 태산엘시디의 경우에는 피봇과 관련된 자금이 많기 때문에 소송 관련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D사는 키코에 가입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F 엥글 뉴욕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엥글 교수는 원고인 D사측 증인으로 나오기 때문에 키코 상품이 애초에 은행에 유리하게 설계된 불공정한 상품이라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재판 결과가 D사와 은행간의 쌍방손실로 결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은행이 D사의 거래손실액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태산엘시디도 키코 관련 손실을 입은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태산엘시디는 올해 1월 자본잠식 상태에서 키코 손실 총액을 출자전환했다. 채권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주식으로 대신 주겠다는 것인데, 이 돈은 태산엘시디의 비유동부채로 묶여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재판 결과가 기업에 유리하게 나올 경우 태산엘시디도 하나은행에게 키코 손실액의 일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한 기대감이 태산엘시디의 주가를 움직이는 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태산엘시디의 3분기 매출액은 2634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거두며 턴 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삼성전자 우수 협력사로 꼽히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태산엘시디의 시가총액은 매출액보다 적은 401억원으로, 기업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재판 결과가 좋다고 해도 태산엘시디의 부채총계는 달라질 것도 없으며, 키코보다 물타기용으로 가입했던 피봇(환율파생상품)에 묶여있는 자금들이 많아 이번 소송과는 무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태산엘시디의 키코 평가손은 535억원, 거래 손실액은 270억원이며 이를 모두 합한 전체 손실은 806억원이다. 하나은행 등 태산엘시디에게 키코 가입을 권유한 은행들에게 806억원을 다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부채총계 9000억원은 크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태산엘시디의 가장 큰 문제는 키코가 아니라 피봇(환율파생상품)이기 때문에 키코 관련 소송과 구분지어져야 한다"며 "재판결과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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