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美 예일대 교수, 약(弱) 달러를 준비해야

입력 2009-12-01 02:25 수정 2009-12-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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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의 통화시스템이 세계 경제에 가장 적합한지 대안 모색 절실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 제프리 가튼 교수는 미국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어떤 형태의 통화시스템이 세계 경제에 가장 적합한지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30일 가튼 교수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에 '세계는 약(弱) 달러를 준비해야' 라는 기고문을 통해, 그동안 달러화가 중심이 되었던 글로벌 화폐 시스템의 대안이 절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화, 엔화, 위안화, IMF가 지급보증하는 특별인출권(SDR)을 포함하는 여러 통화들로 구성된 체제를 의미한다며, 이러한 체제를 고안하는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나,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의 팀 가이드너 재무장관은 크리스마스와 신정 사이가 대중의 관심을 피하고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시기에 만나 영국, 유로존, 일본, 중국의 동료들을 비밀리에 초청해서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구조적인 변화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것과 서양으로부터 동양으로 경제력이 이동한다는 것”이라며“정부가 이 두 가지 문제로부터의 복합적인 영향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가간 통화가치에 대한 관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속적이고 큰 폭으로 달러를 약세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튼은 최근 상황에 대한 원인은 잘 알려져 있다며,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수준인 GDP의 10%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미국의 순대외채무는 지난해 3배나 늘어 거의 3조 5,000억불에 달하였고, 앞으로 10년 동안은 매년 1조불씩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비 붐 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재정압박 가능성, 인프라의 노후화, 많은 주(州)에서의 재정고갈 등은 미국의 문제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갭을 줄이려면 아주 높은 수준으로 세율을 올리는 반면 재정지출은 크게 줄여야 하지만 당파갈등이 많고 특수 이익집단으로 부터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미국의 정치시스템 하에서 두 가지는 고사하고 한 가지만 달성해도 기적적인 일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워싱턴은 부채가 많을 때 택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더 많은 달러화를 찍어내어서 통화가치와 달러화로 부담하는 부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다시 말해 미국은 정치적으로 가장 쉬운 출구인 “천천히 진행되는 디폴트”(Slow motion default) 상태로 위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을 약달러로 모는 다른 요인에 대해, 지난 15년간 거침없는 신용으로 확대되었던 국내 소비자의 소비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매자를 해외에서 - 특히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고 인프라에 대한 소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국가들에서 - 찾아야 한다는 점도 꼽았다.

한편, 다음 10년 동안은 아시아의 거대 신흥국가들이 미국보다 2배, EU보다 3배나 빨리 성장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베트남을 합치면 미국, 일본, EU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부(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인도, 한국은 지금까지 거대한 달러 보유고를 축적해왔고, 이제는 이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의 수입(import)이 줄어드는 반면, 아시아 국가들간에 무역은 확대됨에 따라 달러화 이외의 통화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시아 통화들은 달러화 대비 강세로 갈 것 같다고 예상하며, 비록 약달러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이는 미국의 슬픈 발전(sad development)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가튼 교수는 약달러는 미국인들이 의류, 컴퓨터, 자동차, 장남감, 식료품 등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것을 비싸게 만들기 때문에, 수입이 줄어들고 미국의 일반 물가수준을 억제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경쟁이 사라지게 되므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달러가치 하락은 부드럽고 점진적이라기보다는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 확실한데, 이로 인해 국가들 간에 경쟁적인 평가절하 및 중상주의적인 무역정책의 시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가튼 교수는 “1980년대 후반부터 강달러가 미국과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어왔지만 지금은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이슈는 달러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인지가 아니라,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과도기로부터 새로운 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용하면서도 의도적인 관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에 맡겨놓아 금융시장의 큰 혼란을 겪을 위험을 열어둘 것인 지이다.”고 말했다.

Jeffrey Garten(제프리 가튼) 교수는 현재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 무역 및 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로서, 미 행정부의 경제.외교 분야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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