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
문서작성ㆍ콜센터 등 반복 업무 고용은 감소
데이터센터 건설 고용 늘고 관련 채용공고 두 배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고용보고서를 인용해 전문 ㆍ기업 서비스업 취업자가 전월보다 7만 명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경영ㆍ과학ㆍ기술 컨설팅업에서 1만7300명이 늘었고 법률서비스업과 회계 관련 서비스업에서도 각각 2400명, 2300명 증가했다. 이들 업종은 AI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 대체 위험이 큰 분야로 지목돼왔다.
데이비드 데밍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이 보고서를 보고 우리가 사무직 일자리 대재앙에 진입하고 있다고 어떻게 결론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광범위하게 활용되지만 아직 깊이는 제한적”이라며 “인간의 업무 전체를 수행할 수 있기 전까지는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많은 일자리는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는 일과 관련돼 있으며 AI는 이를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연구단체 임플로이아메리카의 프레스턴 무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지식노동자들의 대량 실직 사태는 아니다”라면서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표된 지표는 상당수 사람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용 불안감과 상반되는 결과다. 최근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과 해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은 물론 승진을 노리는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모든 사무직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자료 입력과 문서작성, 고객 응대 등 단순 반복 업무는 AI의 자동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실제로 9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문서작성 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다. 전화상담센터와 홍보대행업 고용도 각각 4.7%, 광고대행업은 3.9% 줄었다.
반면 고숙련 전문직은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AI를 활용해 문서 작성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고객 자문에 집중하면 법률서비스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인ㆍ구직 플랫폼 인디드의 코리 스탈 이코노미스트는 “AI가 기업들이 인력에게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경력자와 AI 활용 능력을 중시하면서 채용 요건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과도하게 인력을 채용했던 기술기업들이 챗GPT 출시 시기와 맞물려 구조조정을 단행해서 아직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의 인력 조정 상황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확충은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냈다. 지난달 비주거용 건설업과 전문건설업에서 고용이 총 1만800명 증가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올해 초보다 약 80% 늘었다. 인디드 조사에서도 데이터센터 관련 채용공고는 202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고용은 크게 줄어든다. 앞서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 제동을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