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중간선거 '블루웨이브' 충격과 외국인 투자자의 10조원대 매도 폭탄에 휘청이며 코스피 지수가 500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막대한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일~6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671.05포인트 하락한 5059.69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80.11포인트 내린 644.27로 장을 마감하며 양대 시장 모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이번 지수 하락을 주도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한 주 동안 무려 10조3799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을 강하게 던졌다. 반면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각각 4조4426억원, 3조9588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으나 외국인의 거센 매도 우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5353억원어치 내다 팔았으며 삼성전자 역시 2조7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기(7300억원), 삼성전자우(1388억원) 등 IT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반면 네이버(893억원), 대덕전자(707억원), SK이노베이션(644억원) 등은 순매수하며 일부 종목에 한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던진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7891억원, 1조5524억원씩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또한 삼성전기(8992억원), 삼성전자우(1804억원)를 장바구니에 담으며 반도체와 전자 부품주에 강한 베팅을 이어갔다.
기관 투자자는 외국인과 개인의 틈바구니에서 반도체와 바이오주를 동시에 담았다. 기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5513억원, 3124억원어치 사들였고 셀트리온(3083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1189억원) 등 대형 바이오주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렸다. 반면 대덕전자(2228억원)와 삼성전기(1769억원) 등은 순매도하며 부품주 비중을 축소했다.
시장 전반에 걸친 매도 우위 양상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며 불거진 규제 우려가 자극한 결과로 해석된다. 민주당 압승으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되고 전력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Sweep은 선거 전부터 시장의 베이스 시나리오였다"며 "예상된 결과가 실현됐다고 시장의 색깔이 바뀐다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전날 강세였던 하이퍼스케일러까지 반도체와 함께 밀린 것은, 펀더멘털보다 포지션 청산에 가까운 투매라는 방증"이라며 "AI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는 과격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