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하늘에 ‘폭탄 공포’ 확산⋯여객기 30편 위협에 전투기까지 출격

입력 2026-11-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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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유럽 전역에서 허위 폭탄 위협으로 5일(현지시간) 수십 편의 여객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일부 항공기는 예정에 없던 공항에 착륙해야 했으며, 다른 항공기에는 전투기가 출격해 호위에 나섰다. 사흘 전 발생한 첫 번째 폭탄 위협 사태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상공을 비행하는 여객기 약 30편이 이날 잇따른 폭탄 위협으로 영향을 받았다. 앞서 2일에도 유럽 여객기 7대에서 잇따라 폭발물 신고가 접수돼 항공기가 비상 착륙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프라하ㆍ파리ㆍ로마ㆍ브뤼셀ㆍ밀라노 등을 목적지로 하는 항공편들이 영향을 받았다. 피해를 본 항공사에는 에어링구스ㆍ위즈에어ㆍLOT 폴란드항공ㆍ핀에어ㆍ이지젯ㆍ이베리아항공ㆍKLM 네덜란드항공 등이 있다.

가령 이탈리아의 한 공항 관계자는 로이터에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과 밀라노 말펜사 공항의 항공사, 공항 운영사, 공항 서비스 제공업체 등의 여러 이메일 주소로 ‘위협 보고’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메일 스테이트(Male State)의 전사들’이 보낸 것이라고 주장한 이 이메일에는 헬싱키와 더블린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항공편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60분 안에 폭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늘 너희의 하늘은 붉게 물들 것이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실이 더블린에서 로마로 향하던 에어링구스 항공편의 조종사가 당국의 요구에 예상대로 협조하지 않자, 총리가 전투기를 출격시켜 해당 항공기에 접근한 뒤 에브뢰 공군기지까지 호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실은 조종사가 이처럼 행동한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불가리아 공군은 자국 전투기들이 여객기 3대가 착륙할 때까지 호위했다고 알렸다.

런던에서 소피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편 1대는 불가리아 제2의 도시인 플로브디프로 대체 착륙했다.

스페인 경찰은 20분 사이에 세 건의 폭탄 위협 이메일이 접수됐으며, 마드리드에서 파리로 출발하는 에어유로파 항공편 2편과 로마 및 밀라노에서 마드리드로 들어오는 이베리아항공 항공편 4편이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부도 이번 위협의 배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세력이 실제로 관여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각종 파괴공작과 하이브리드 공격(Hybrid Attack·복합 공격)을 배후에서 기획해 왔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항공 보안업체 디아미의 에릭 스하우턴 대표는 “이번과 같은 상황이나 다른 사보타주(파괴공작)의 경우 특정 국가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러한 공격의 전형적인 수법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유럽 항공기 폭탄 위협 신고에 더해 최근 유럽 각국의 슈퍼마켓 냉장고 해킹 사건까지 확산하면서 서방 사회의 불안을 노린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작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원격 조작으로 슈퍼마켓 냉장·냉동고 온도를 최고 55도로 올린 사이버 공격은 최근 벨기에·룩셈부르크·네덜란드·스웨덴·에스토니아·아일랜드·핀란드·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영국 등 최소 11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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