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빅테크와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주 간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메모리주 급락 부담을 안게 된 반면 삼성SDI와 한화솔루션 등 친환경 관련주는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 시작 전 네이버페이증권 검색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한화솔루션, 한진칼이다.
전날 애프터마켓 종료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22만1500원, SK하이닉스는 1.57% 상승한 14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22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20만8000원까지 밀렸고, SK하이닉스도 147만6000원까지 상승한 뒤 130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과정에서 AI 규제 우려가 확산했지만 장 후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8%, 나스닥 지수는 1.44% 상승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13% 하락했다. 아마존(6.12%), 마이크로소프트(6.68%) 등 클라우드 사업자가 급등했지만 마이크론(-7.00%), 엔비디아(-3.17%) 등 반도체주는 약세였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데이터센터 규제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지연되면 클라우드 사업자는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지만,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 업체는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다만 전국적인 건설 규제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기존 프로젝트와 장기 공급계약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으로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98배, 반도체 업종은 2.71배까지 낮아지면서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AI 투자 사이클의 구조적인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비중 축소보다 관망하거나 낙폭 과대 업종을 분할 매수하는 대응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을 제한하고 장기공급계약(LTA)이 이익 변동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고객사의 실제 주문과 계약 이행 여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12.59% 오른 55만원으로 급등했다. 장중 저점인 46만2000원에서 19%가량 반등했다. 미국의 친환경 정책 확대 기대가 매수세를 자극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026년 상반기 북미 ESS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국내 업체들의 북미 시장 점유율도 14%에서 20%로 확대됐다. 중국산 배터리 규제와 미국 현지 생산 세액공제가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북미 전기차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ESS 생산시설 전환에 따른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다.
한화솔루션은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21.40% 오른 2만8650원으로 급등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친환경 정책 확대 기대가 태양광 관련주로 확산한 영향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시설과 발전 프로젝트 개발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현지 설치 수요 회복 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은 90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2034억원을 밑돌았다. 발전 프로젝트 매출 인식 지연과 케미칼 부문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장기금리 안정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금융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다.
한진칼은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7.19% 오른 18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9만9300원까지 상승하며 경영권 경쟁 기대가 이어졌다. 호반그룹이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확보 경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가 향후 경영권 구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마무리되면 산업은행이 지분을 계속 보유할 정책적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주가에서는 지분 1%포인트를 추가 확보하는 데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해 양측의 비용 부담도 커진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1.72% 오른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전력 인프라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원전과 가스터빈 수요는 AI 이외의 전력망 투자와도 연결돼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더라도 노후 발전설비 교체와 전력망 확충,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장기 투자 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3.60% 오른 28만7500원으로 상승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관세와 친환경차 지원정책 변화 가능성이 자동차 업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실제 실적은 미국 판매량과 인센티브, 환율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기차 판매 둔화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수익성 회복의 주요 변수다.
삼성전기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1.27% 오른 11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5만5000원까지 밀렸지만 반등했다. 삼성전기는 총 6조7800억원 규모의 패키지기판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사 수요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투자라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지만, 본격 양산이 시작되는 2028년 하반기까지 AI 설비투자 흐름과 실제 공급 물량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
HLB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16.22% 내린 3만4100원으로 급락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허가 재신청을 Class 2로 분류하면서 연내 허가 기대가 약해졌다. FDA가 지정한 심사 목표일은 2027년 4월 9일이다. 이번 결정은 최종 허가 거절이 아니라 심사 기간을 6개월로 정한 절차적 분류로, 추가 보완 요구 여부가 향후 일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NAVER는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1.83% 오른 17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빅테크가 AI 설비투자 규모보다 현금흐름과 투자 효율성에 따라 차별화하면서 국내 플랫폼주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NAVER는 검색·광고와 커머스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어 AI 서비스 도입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여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