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아닙니다. 분양주택입니다." 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주택도시공사(GH) 제2기 도민주주단 정책토론회.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쉽게 이해하기' 설명에 나선 박상열 GH 주거전략부장은 제도 요약을 이 말로 시작했다.
집값의 25%로 입주해 2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고, 끝내 땅까지 온전히 갖는 전국 첫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11월 9일 광교에서 첫 청약을 받는다.

3일 이투데이 현장취재를 종합하면 박 부장은 이날 약 30분간 지분 구조와 입주 비용, 가산이자, 대출, 거주·매각 조건을 차례로 풀었고 도민주주단의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현장 설명과 GH 안내책자, 공급 조건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집 한 채를 지분으로 나눠 20년에 걸쳐 사는 공공분양주택이다. 박 부장은 "지분은 방을 나누는 게 아니다"라며 집 전체에 대한 소유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입주자가 25%, GH가 75%를 갖는다. 입주자는 집 전체를 쓰고, 아직 사지 못한 GH 지분에는 사용료를 낸다. 그가 붙인 별명은 "적금 주택"이다.
광교 A17블록은 입주 때 25%, 5년·10년·15년 차에 각각 20%, 20년 차에 15%를 산다. 개인 지분이 25%→45%→65%→85%→100%로 쌓인다. 5년 주기는 지방공기업평가원 타당성 검토와 도의회 보고, 전용 대출상품을 모두 5년 단위로 설계한 데 맞췄다. 계약은 두 개다. 내 지분을 사는 공급계약과 GH 지분을 빌려 쓰는 임대차계약이다.
광교 전용 59㎡B 10층 이상 최고 분양가는 6억8590만원이다. 첫 지분 25%는 1억7147만5000원으로, 계약 때 10%인 6859만원, 입주 때 15%인 1억288만5000원을 낸다.
여기에 GH 지분 사용료인 임대보증금이 붙는다. 법에 정해진 용어여서 임대보증금이라 부를 뿐 정확히는 아직 사지 않은 지분의 사용료라는 게 박 부장의 설명이다. 산정 공식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GH 지분율'이다. 주변 전세가 5억5000만원이면 80%인 4억4000만원에 GH 지분 75%를 곱해 기본 보증금 3억3000만원이 나온다. 시세보다 20%가량 낮게 출발하는 구조다.
보증금은 최대 80%까지 연 3.5% 전환율로 월 임대료로 바꿀 수 있다. 입주자금은 이 전환비율이 가른다. 보증금을 전부 맡기면 첫 지분대금과 합쳐 5억147만5000원이다. 절반을 돌리면 3억3647만5000원에 월 48만원, 80%를 돌리면 2억3747만5000원에 월 77만원이다. 80% 전환에 잔금 일부를 전용대출로 메우는 박 부장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입주 때 필요한 현금이 1억8400만원까지 내려갔다. 대신 월임대료와 대출이자가 그만큼 늘고, 발코니 확장비·유상옵션과 세금은 별도다.
임대차계약은 2년 6개월마다 갱신하고 갱신 때 보증금은 5% 범위에서 오를 수 있다. 지분을 더 사는 변경계약 때는 그 시점 시세로 보증금을 다시 산정하고, 지분이 늘어난 만큼 정산한다. 지분 100%를 채우면 보증금은 전액 돌려받는다.
나중에 사는 지분에는 가산이자가 붙는다. 박 부장은 이를 기계값 일부만 내고 나머지를 나눠 내는 휴대폰 할부에 빗댔다. GH 안내책자에 따르면 최초 지분 취득일과 추가 지분 취득일의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에 회차별 연수를 반영해 산정한다. 입주 때 예금금리가 2%, 5년 뒤 3%라면 평균 2.5%를 5년간 적용하는 식이다. 대출금리가 아닌 예금금리가 기준이라 그는 "착한 이자"라고 불렀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추가 지분은 그 시점 시세가 아니라 최초 분양가로 산다. 목돈이 생겨도 미리 다 살 수는 없다. 먼저 낸 돈은 예수금으로 보관했다가 정해진 기준일에 충당하며, 조기 취득이나 할인은 없다.
△ 일반분양보다 더 드는데 왜 유리한가
30년 만기 대출로 일반분양을 사는 경우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박 부장은 지분적립형이 "많이 들어간다"고 답했다. 20년간 붙는 가산이자가 1억4000만원 안팎이어서다. 그러면서도 "제가 감히 말하지만 일반 공공분양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이자는 예금금리 기준이고, 분양가는 처음 값으로 묶이며, 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초기 목돈이 없는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유리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GH도 짐을 진다. 지분적립형만 공급하면 GH가 사업비를 10%가량 더 떠안는 구조여서 같은 단지에 전용 84㎡ 일반 공공분양을 섞었다는 게 박 부장의 설명이다. 단지 600가구 가운데 59㎡ 240가구가 지분적립형, 84㎡ 360가구가 공공분양이다. 지분적립형을 59㎡로 정한 것은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다.
박 부장은 "지분적립형을 처음 맡았을 때 가장 문제가 됐던 게 대출이었다"고 털어놨다. 한 집에 주인이 둘이라 은행은 GH 동의를 요구했지만, 지방공기업은 지방공기업법상 담보를 제공할 수 없다. GH가 찾은 답은 채권양도 통지와 가등기의 결합이다. 입주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GH가 돌려줄 돈을 은행이 받도록 미리 통지해 두고, GH는 가등기로 선순위를 확보해 이후 걸리는 압류보다 앞서 집을 되찾는 구조다. 전세대출 때 집주인이 받는 채권양도 통지와 같은 원리다.
GH는 5월 초 금융당국의 법령해석을 받아냈고, 같은 달 김용진 GH 사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금융지원 업무협약에 서명했다. 박 부장은 10월 29일 전용 대출상품이 출시됐다고 밝혔다. 담보인정비율(LTV)은 40%이고, 지분을 살 때마다 나눠 받아 20년 만기에 맞춰 갚는다. 개인별 한도는 신용도와 은행 심사에 따라 다르다.
진행자가 "이 질문이 안 나오면 어떡하나 싶었다"며 꺼낸 질문은 토지임대부 주택과의 차이였다. 답은 짧았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앙꼬 없는 찐빵". 땅은 공공이 갖고 건물만 소유하니 평생 온전한 내 집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건물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재건축·재개발 때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땅이라고 박 부장은 덧붙였다. 지분적립형은 20년 뒤 땅과 건물을 모두 갖는다.

GH 안내책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에 따라 주택이나 분양권의 공유지분 소유자도 주택 소유자로 본다고 설명한다. 다른 주택 청약이 가능한지는 해당 모집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모집공고일부터 입주 때까지는 무주택 요건을 지켜야 하지만 입주 뒤 별도의 무주택 유지 의무는 없고, 소득·자산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비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부부 공동명의는 관계 법령과 공급계약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하다. 청년 특별공급은 본인과 부모의 자산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지분적립형의 공유 관계는 입주자와 GH 사이의 것으로 가족끼리 지분을 나누는 제도와는 다르다. 토론회에서 나온 자녀 지분 마련이나 세대분리 문제도 개별 조건에 따라 판단이 갈리는 만큼 모집공고와 GH 상담으로 확인해야 한다.
입주 후 5년은 직접 살아야 한다. 근무·생업·취학·질병치료처럼 법령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는 예외로 인정되고, 5년이 지나면 전대가 가능하다. 전매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부터 10년이다.
10년이 지나 팔 때는 GH가 감정평가한 금액 이상이어야 하고 GH 동의를 받아야 한다. 차익은 지분대로 나눈다. GH 45%, 입주자 55% 상태에서 1억원이 올랐다면 GH가 4500만원, 입주자가 5500만원을 갖는다. 손실도 지분대로 나눈다. 10년 안에 문제가 생기면 GH가 공공환매해 다시 지분적립형으로 공급하고, 10년 뒤 제3자에게 팔리면 일반 아파트가 된다.
지분대금을 제때 못 내도 곧바로 계약이 해지되지는 않는다. GH는 90일 이상 기한을 준 뒤에도 내지 못할 때 해지 절차에 들어간다. 지분을 제때 사지 못해도 해지 대신 1년을 유예하는 방향의 법령 개정을 국토교통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박 부장은 전했다. 임대료나 관리비가 밀리면 보증금에서 공제한다. 취득세와 이전등기 비용은 지분을 살 때마다 입주자가 내고, 재산세는 지분대로 나눈다. 종합부동산세는 주택 수와 공시가격 등에 따라 과세 여부가 정해진다.
GH 모델은 밖에서도 인정받았다. GH는 9월 29일 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연 ‘2026년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기관 시상식'에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지역상생·협력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을 끌어내 전용대출상품의 길을 열고, 청년·신생아 가구를 특별공급 대상에 넣은 제도개선이 함께 평가받았다. 정부도 8월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공공분양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등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GH는 ‘GH브리지 2030’ 행동계획에서 2030년까지 지분적립형을 매년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설명 마지막 화면에는 세 문장이 떴다. '처음엔 집의 일부만 사고, 20년에 걸쳐 100%를 채웁니다', '지분대금 외에 보증금·가산이자·세금이 따로', ‘20년 자금계획이 핵심'. 박 부장은 실거주 5년과 전매제한 10년 조건을 모집공고에서 꼭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광교 A17블록 지분적립형 240가구 청약은 11월 9일 특별공급, 10일 일반공급 1순위, 11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18일, 계약은 2027년 1월 25~27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