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전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독립운동의 역사가 수원의 한 중학교 등굣길에서 다시 펼쳐졌다.
옛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친구들을 맞이한 곳은 1920년 항일비밀결사 구국민단의 활동과 인연이 있는 수원삼일학교의 역사를 계승한 삼일중학교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이 장면을 소개하며 1929년 학생독립운동과 1960년 4·19혁명을 잇는 학생들의 용기와 교육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 교육감은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1929 그날처럼, 2026 우리답게!'라는 제목으로 수원 삼일중학교의 기념행사 사진과 글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옛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등굣길 양쪽에 서서 친구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들은 1929년 학생독립운동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며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안 교육감은 "흑백 처리된 사진은 마치 백 년 전 그 시절을 옮겨놓은 듯한데, 행렬에선 얼굴마다 풋풋한 젊음이 느껴집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교사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안 교육감에 따르면 교사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상자를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학생의 날 선물을 건넸다.
학생들이 역사를 재현하고 교사들이 이를 격려하는 등굣길이었다.
삼일중학교의 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는 학교가 이어온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1902년 개교한 수원삼일학교는 일제강점기 민족교육과 학생 항일운동의 무대였다. 1920년에는 박선태·이득수·임순남·최문순·이선경 등이 참여한 항일비밀결사 구국민단이 수원에서 조직됐다.
구국민단은 독립국가 건설과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이들의 가족 지원을 목표로 활동했다. 단원들은 당시 삼일학교에서 비밀회합을 열고 독립신문과 대한민보 배포 등을 논의했다.
삼일학교의 항일운동은 국가보훈부가 관리하는 '수원삼일학교 학생운동지' 기록에도 남아 있다.
안 교육감이 언급한 인근 삼일여학교 역시 수원 근대교육의 역사와 연결된다. 1902년 출발한 삼일여학교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알려진 나혜석이 1910년 졸업한 학교다.
안 교육감은 "삼일중학교와 이웃한 매향여자정보고 담장에는 '수원 독립운동의 길'이라는 글씨와 함께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며 이 일대가 수원의 독립운동 역사와 인연이 깊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의 출발점은 1929년 11월 3일이다.

당시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항일운동은 일제의 민족차별과 식민지 교육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며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으로 발전했다.
광주의 학생독립운동은 1953년 국회가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지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기념일의 명칭은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변경됐다.
안 교육감은 이날 별도의 페이스북 글에서 1929년 학생독립운동과 1960년 4·19혁명에 참여한 학생들의 역할을 함께 조명했다.
그는 "1929년 11월 3일, 광주의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3·1운동 이후 가장 큰 항일운동이었습니다"라며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짚었다.
이어 "광주의 학생들이 연 길을 4·19의 학생들이 이어 걸었습니다"라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움직인 힘의 상당 부분은 젊은 학생들에게서 나왔습니다"라고 강조했다.
1960년 4·19혁명 역시 학생들의 시위에서 시작해 전국적인 민주주의 운동으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부정선거와 독재에 항의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했다.
안 교육감은 과거 학생들의 역사적 역할을 오늘날 교육의 책임으로 연결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가 앞장서 그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자신의 길을 찾으며 실패 이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교육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일중학교의 기념행사를 소개하는 글에서도 "지속과 변화, 교육은 이 두 가지를 다 함께 품고 있습니다"라며 역사적 경험의 계승과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함께 언급했다.
안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혼자서 길을 찾고,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청춘으로 성장하길, 내일의 대한민국을 더 활력 가득한 나라로 이끌어가길... 희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희망이 현실이 되도록 저와 우리 교육청이 경기교육을 반듯하게 세우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