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한 차례 도비 지원 중단을 추진했다가 12억원을 복원한 노인상담사업이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존속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올해 상담센터를 69곳으로 확대했지만 현장에서는 2027년도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상담사 69명의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필수 민생예산 보호를 강조하는 가운데, 지난해 가까스로 되살린 노인상담사업의 지원을 계속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시군노인상담사 비상대책위원회는 2027년도 노인상담 사업에 필요한 약 12억4000만원의 예산 확보와 상담사 고용유지 대책을 경기도에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올해 말 사업이 종료되고 별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상담사 69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도의 2027년도 예산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사업 종료 결정이나 실제 고용 변동 인원도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예산 지원의 연속성이다.
경기도는 김동연 전 지사 재임 당시인 2025년 10월28일 31개 시·군에 2026년도 노인상담센터 도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당시 연간 사업비는 33억7000만원이었다. 경기도가 30%인 약 10억1000만원을 부담하고, 시·군이 나머지 70%를 분담하는 구조였다.
도비 지원 중단 방침이 알려지자 상담사들은 서비스 축소와 고용 불안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도의회에서도 시·군과 충분한 협의 없이 재정 부담을 넘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도는 같은 해 11월 21일 공식적으로 잘못된 예산편성 상황을 인정했다.
고영인 당시 경제부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노인상담센터 지원비 등 필수 복지예산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히며 사과했다. 도의회와 협력해 필요한 예산을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실제 복원으로 이어졌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시·군 노인상담센터 지원비 10억1000만원을 증액하는 등 주요 복지사업 예산을 되살렸다.
경기도는 2025년 12월 28일 발표한 2026년도 확정예산 설명자료에서 노인상담센터 예산 12억원을 복원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초 '도비 0원' 통보를 받았던 사업이 도의회 심의를 거쳐 다시 예산을 확보한 것이다.
이후 노인상담망은 오히려 확대됐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경기도노인종합상담센터는 2026년 6월 도내 시·군 노인상담센터를 기존 66곳에서 69곳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새로 문을 연 곳은 △시흥시남부노인복지관 △안양시비산노인종합복지관 △파주시 운정다누림노인복지관 노인상담센터 등 3곳이다.
사업 지원 중단 논란을 겪은 뒤 예산을 복원했고, 이후 상담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 확대까지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센터 수가 증가했다고 인력 운영의 안정성까지 확보된 것은 아니다.
비대위에 따르면 상당수 현장에서는 상담사 1명이 개인상담과 방문상담, 위기대응, 관계기관 연계, 행정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노인상담사가 다루는 문제는 우울과 불안, 사별, 가족 갈등, 사회적 고립 등이다. 노년기에 상실과 위기를 경험한 어르신들이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고 필요한 복지·의료 지원을 연결받도록 돕는다.
특히 사별이나 가족 갈등, 고립 문제는 한 차례 상담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상담사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위기 징후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담사 고용이 중단될 경우 기존 상담의 인계, 위기노인에 대한 사후 관리,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 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비대위의 우려다.
실제 노인 상담서비스 수요도 확인된다.
2025년 11월 공개된 2024년 도내 노인상담센터 운영실적에 따르면 당시 63개 센터의 상담 이용자는 16770명, 상담은 33640건으로 집계됐다.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통해 심리·정서 문제와 대인관계, 노년기 삶의 변화 등을 다뤘다.
이는 2024년 실적으로, 2026년 확대된 69개 센터의 최신 상담실적과는 구분된다.
경기도의 고령인구는 전국 최대 규모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의 65세 이상 인구는 추계 기준 254만5000명이다. 전국 고령인구의 약 22.9%가 경기도에 거주한다.
도내 고령인구 비율은 18.1%로 전국 평균보다 낮지만, 실제 상담과 돌봄 지원을 필요로 할 수 있는 고령인구의 절대 규모는 크다.
노인상담사업이 다시 예산 논란에 놓인 시점은 경기도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정 협치에 나선 때와도 겹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2일 경기도의회 여야와 협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필수 민생사업 예산 확보를 시급한 현안으로 제시했다.
추 지사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필수민생사업 예산을 마련하는 일이다. 예산 마련부터 지방세제 개편과 국비 확보까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인상담사업의 2027년도 지원 규모와 고용유지 방안이 여야정협치위원회의 공식 협의 안건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10월 28일 예산편성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2027년도 본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도의회와 사업 우선순위 및 예산 조정을 협의하고 있으며, 일몰사업의 복원이나 예산 증액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비대위가 우려하는 사업 일몰과 상담사 실직을 현재 확정된 행정조치로 볼 수는 없다.
비대위가 요구한 12억4000만원과 경기도가 2026년 복원했다고 발표한 12억원도 산정연도와 세부 범위가 달라 단순 증감 비교는 어렵다.
사업을 지속하려면 2027년도 도비 지원액뿐 아니라 시·군의 분담 규모, 운영비와 인건비의 산출 기준, 고용계약 유지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비대위는 사업 운영 방식이 변경되더라도 상담사의 고용 승계와 전환 배치 등 실질적인 대책을 당사자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2027년도 본예산안을 11월 도의회에 제출하고 12월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노인상담 사업의 구체적인 편성액과 상담사 고용 유지 방안에 대한 별도 공식 답변은 현재 확보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