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가라는데 살 집은?”…중앙행정기관 이전 공청회서 주거·소통 불만 [종합]

입력 2026-11-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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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기관·5460명 우선 이전안…23곳은 2027년까지 임차청사로
노조 “주택 입주 맞춰 일정 조정”…과천시 “떠나는 지역 대책도 필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관련 공청회'에서 전문가 지정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관련 공청회'에서 전문가 지정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행정기관의 2차 세종 이전을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공무원 주거 대책과 사전 협의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전 대상 공무원들은 집과 자녀 학교, 배우자 직장을 옮길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기관이 빠져나가는 과천에서는 지역 공동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한 변경안은 정부가 10월 13일 발표한 44개 기관·9929명 가운데 법령 개정 없이 우선 고시할 수 있는 31개 기관·5460명을 대상으로 한다.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성평등가족부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기관과 이들에 연계해 이전하는 소속 기관 등은 후속 변경 고시에 반영할 계획이다.

우선 고시 대상 중 개인정보보호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금융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재외동포청 등이 포함된 23개 기관·1831명은 2027년까지 세종의 민간 건물 등을 임차해 이전한다. 감사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청 등 8개 기관·3629명은 청사와 특수시설을 신축한 뒤 2031년까지 옮긴다.

이번 변경안 대상 기관의 임차청사 이전 비용은 약 557억원, 신축청사 건립 비용은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기관별 계획이 구체화되면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토론에서는 이전 일정과 주택 공급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집중됐다.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기한을 정해 놓고 무조건 이전을 강제하기보다는 이전 여건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이전 대상 공무원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충청권 유니버시아드대회 선수촌으로 활용할 임대주택 일부를 대회 이후 공무원 주거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무원 임대주택 사업의 착공·준공·입주 목표를 공개하고 공급이 늦어질 경우 대체 주거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노조 측도 집을 구하고 자녀를 전학시키며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까지 정해야 한다며 준비 기간 부족을 호소했다. 구체적인 주거 대책을 제시하고,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전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택 특별공급 재도입에 대해서는 정착 지원 필요성과 형평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별공급을 받지 못한 기존 세종 근무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집을 살 여력이 부족한 저연차 공무원에게는 임대주택과 전세보증금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천시에서는 기관 이전 이후의 청사 활용과 지역경제 대책을 요구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하며 공식 협의체 구성과 종전 소재지 지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행안부는 과천청사의 행정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입주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사과하고 협의체 구성 요구를 내부에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주거 지원책은 아직 검토 단계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2027년 약 2300가구의 임대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고 2028년 이후에는 매년 약 4000가구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물량을 이전 공무원에게 얼마나, 언제 제공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기관 이전으로 국민의 삶에 불편함이 발생하거나 국가의 핵심 기능 수행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이전하는 공무원과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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