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가격 상승 여파에 급여 동결 검토
카타르항공 성과급 중단ㆍ에미리트 축소
라이언에어 "차라리 파업이 경영상 유리해"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의 불똥이 글로벌 항공사 직원들의 월급봉투로 번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운임 인상과 노선 감축만으로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임금 동결과 성과급 축소, 무급휴직 등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고유가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오히려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가 직원 임금의 일시 동결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2028년 3월 종료 회계연도에 연료비가 약 20억 유로(약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운임 인상만으로 상쇄하기 어렵다는 판단 끝에 임금 동결을 따져보고 있다. 회사 경영진은 "차라리 파업이 경영상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입장마저 내놨다.
라이언에어는 임금 동결 외에도 항공기당 승무원 운영 효율화와 공항 이용료 협상, 사무·지원 업무의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7~9월 순이익은 16억1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했다. 임금 동결 검토는 앞서 중동과 아시아 항공사들이 시행한 인건비 절감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5월 카타르항공은 직원 약 6만 명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영공 폐쇄와 항공편 취소로 경영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당시 카타르항공의 운항 규모는 평상시의 6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 역시 5월 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했다. 다만 성과급 감소분 전체가 전쟁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 국적 항공사 에어인디아는 지난 5월 연례 임금인상을 최소 한 분기 연기했다. 경영진은 임원 급여 삭감과 직원 성과급 축소 등도 검토했으나, 기존 성과급은 예정대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덜란드 KLM 항공은 지난 3월 신규 채용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채용을 억제하고 불필요한 출장과 외부 컨설팅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항공사들이 인건비에까지 손을 대는 것은 유가 상승분을 항공권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공유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운임 인상에는 여행 수요 위축이라는 부담이 따른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의 비용 절감이 운항과 연료 관리에서 임금과 고용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항공사별로 실제 시행한 조치와 검토 중인 방안에는 차이가 있다.
심지어 "차라리 파업이 경영상 유리하다"는 입장마저 나왔다. 미국 여행산업 전문매체 스키프트에 따르면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분쟁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항공유 가격이 2027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 4월이나 5월에 파업이 발생한다면 차라리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재무적인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