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요구 없어 ‘사보타주’ 의혹도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방송에 따르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의 델헤이즈 슈퍼마켓 약 40곳을 비롯해 스웨덴, 아일랜드,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 유럽 7개국 100곳 이상의 점포에서 냉장ㆍ냉동시설의 온도 이상과 가동 장애가 발생했다.
공격자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ㆍ냉동설비를 원격 조작해 성에 제거 기능인 ‘제상 모드’를 작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벨기에 냉동설비업체 사브코벨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발생한 공격과 유사한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냉동고 온도가 영상 50도까지 올라 보관 중이던 식품을 대량 폐기했다. 벨기에 델레이즈의 한 매장은 약 10만유로(약 1억5000만원) 상당의 식품을 잃었다고 밝혔다.
벨기에 까르푸 매장 15곳과 아일랜드 슈퍼밸류 13곳, 스웨덴 쿠프(Coop) 매장 7곳 등도 피해를 입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정육점과 소규모 식료품점 등 최소 17개 업체의 냉동시설이 공격받았다.
일부 피해 설비에는 덴마크 댄포스의 온도 제어 기술이 사용됐다. 댄포스 제품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냉동시설 해킹 사건에서도 공격 대상이었다. 사브코벨은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려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뿐 아니라 설비의 물리적 개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격 배후와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금전 요구나 범행 주장도 나오지 않아 단순한 금전 탈취보다 시설 마비 자체를 노린 사보타주(파괴공작)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이버보안업체 센티넬원의 톰 헤겔 연구원은 “금전 요구가 없다는 점이 파괴·교란 목적의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프랑스에서도 수백개 슈퍼마켓의 냉장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수백만유로 상당의 식품이 폐기됐다. 이번 공격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농업·식품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사태를 식품 공급망을 교란하고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벨기에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유럽 각국 사이버 보안기관도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