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이 단기적으로 원전 관련 건설주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 향후 재입찰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의 협상력과 기대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30일 밝혔다. 건설업종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팀코리아 원전의 수익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전 관련주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도 “2027년 상반기로 예정된 시공사 재입찰은 오히려 건설사의 협상력을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29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약 15개월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계약 방식과 시공비·간접비 산정, 주계약상 의무와 책임 반영 여부, 토공 등 세부 공사 역무 분담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계약 방식이었다. 한수원은 기본설계를 기준으로 공사금액을 확정하는 총액확정 계약 방식을 고수한 반면 대우건설 측은 상세설계 이후 늘어난 물량에 대한 정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한수원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 2027년 7월까지 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관리 문서 작성 등 일부 업무는 직접 수행하고 필요한 설계와 인허가 업무는 별도 계약으로 진행해 사업 공백과 전체 일정 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협상 결렬로 팀코리아 원전의 수익성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향후 모든 원전 프로젝트가 동일한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미 투자 원전 프로젝트는 체코 원전과 달리 경쟁입찰 방식이 아니고 사업비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시공비 상한도 정해져 있지 않다. 예비비도 별도로 설정되며 미국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규모 장기 공사에서 원가를 정산하는 하이브리드 계약 방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원가에 인센티브를 더하는 비용정산 방식(Cost+Incentive Fee)이나 목표 원가 대비 절감·초과분을 발주처와 시공사가 나누는 계약(Target Cost/Pain-Gain Share)이 활용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원전 본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시점에 대한 시장 눈높이도 이미 2027년 말 이후로 낮아진 만큼 이번 체코 원전 이슈가 미국 사업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국내 원전 시공사들의 제한된 공급능력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국내에서 원전 시공 주관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정도로 제한돼 있는 반면 대미 투자 원전 8기와 홀텍·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등 수주 후보 사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시공사들의 생산능력(CAPA)이 제한된 만큼 수익성을 훼손하는 무리한 저가 입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신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발주처가 어떤 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건설사들이 어느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원전 사업의 가치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종목별로는 현대건설의 차별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체코 원전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팀코리아 수주 프리미엄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SMR과 불가리아 원전 조기공사(Early Work) 등 자체적으로 확보한 원전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이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확인될 경우 체코 원전 불확실성과 별개로 주가 모멘텀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체코 원전 협상 결렬로 시공역량 평가에 부담이 발생한 대우건설은 단기적인 주가 부진 가능성을 예상했다.
원전 비중이 낮은 건설사들의 상대적인 주가 방어력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E&A와 IPARK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이 원전 관련 투자심리 악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어 단기적으로 상대적 우위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체코 원전 협상 결렬은 단기적으로 원전 시공사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사건이지만 제한된 시공능력과 늘어나는 글로벌 원전 파이프라인을 감안하면 건설사의 협상력이 약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재입찰 과정에서 계약 구조와 수익성이 구체화되면 원전 건설사의 가치평가 기준도 다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