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 생산 4% 감소⋯고용 증가폭 축소
수출 호조에도 업종별 온도차⋯실물경제 확산 더뎌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생산과 고용 등 실물경제 지표에서는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호조로 경기 기대감은 커졌지만 중소제조업 생산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고용 증가폭도 축소되는 등 경기 회복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5.1포인트(p) 상승한 104.2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8월(105.5)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평균인 100을 웃돌면서 기업들의 경기 인식도 낙관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개선폭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중소기업 CBSI는 전월보다 11.2p 상승한 105.6을 기록해 대기업(105.1·3.9p 상승)을 웃돌았다. 내수기업도 8.1p 오른 103.8로 수출기업(106.1·1.8p 상승)보다 상승폭이 컸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완성차 파업 여파가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줬다”며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생산·투자 증가에 따른 후방 제조업의 수혜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구입 부담 경감도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제 생산 지표에서는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10월호에 따르면 8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다. 6월(3.6%)과 7월(1.1%) 증가세를 이어가다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업종의 생산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 호조에도 제조업 전반으로 성장세가 확산되지는 못한 모습이다.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334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42.4% 감소했지만 반도체(68.8%)와 화장품(28.6%)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일부 주력 품목에 수출 성과가 집중되면서 업종별 격차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시장에서도 개선세가 약화했다. 9월 중소기업(300인 미만 사업체) 취업자는 258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9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8월(12만9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1~4인 사업체 취업자가 11만7000명 늘어난 반면 5~299인 사업체에서는 4만8000명 감소해 영세사업체를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다.
생산과 고용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한은 조사에서 제조업 기업들은 내수 부진(21.6%)과 원자재 가격 상승(19.9%)을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중기연은 수출과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종 간 회복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용과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경영 여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