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해도 내 퇴직금은 안전’…근로자 든든한 ‘노후 보장’에 방점[퇴직연금 기능 강화]

입력 2026-10-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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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담보대출 도입에 청년 세액공제 15% 상향

연간 8000억 체불 원천 차단…외부 금융기관 강제 예치로 100% 수급 보장
연금 담보대출 70% 상향에 청년 세액공제 확대…해지 없는 노후안전망 구축
미가입 90% 달하는 10인 미만 영세기업 비용 부담·지원책 실효성은 과제

▲퇴직연금 사외적립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 의무화 (이미지=Gemini AI 생성)
▲퇴직연금 사외적립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 의무화 (이미지=Gemini AI 생성)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 기능이 '사외적립 전면 의무화'와 '기금형 제도 도입'을 두 축으로 한층 강화된다. 또한 퇴직급여(퇴직금) 떼일 걱정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물론 담보대출 신설과 청년 세제 혜택 등 근로자가 체감할 실질적 유인도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501조4000억원)을 돌파했지만, 노동자 가입률은 50%대 수준에 정체돼 있다. 특히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도입률은 20%대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기업 규모에 따라 3단계로 나눠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전면 의무화한다. 법 개정 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 100인 이상,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저조한 수익률(지난해 기준 6.47%)을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전문가 등이 직접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된다.

근로자가 체감하는 혜택은 '퇴직금 떼일 걱정'의 원천 차단이다. 지난해 전체 임금체불액 중 퇴직금 비중은 41.1%(8229억원)에 달했다. 법 시행 이후 발생하는 근로기간부터는 퇴직금이 외부 금융기관에 강제 적립되므로, 회사가 부도나거나 폐업하더라도 적립된 퇴직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의무화 이후에도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에 자동으로 가입 처리되며 미납 시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긴급한 생계 자금이 필요할 때 노후 통장을 깨지 않아도 되는 '퇴직연금 담보대출'도 활성화된다. 그동안 주택 구입이나 의료비 등 목돈이 필요하면 중도인출이나 중도해지를 선택해 노후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잦았다.

정부는 개인연금처럼 퇴직연금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하고, 담보 인정 한도도 기존 50%에서 최대 70% 수준까지 상향을 추진한다.

세제 혜택도 피부에 와 닿게 커진다. 청년층의 조기 자산 형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년 근로자가 퇴직연금(IRP 등)에 낸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15%의 세액공제율(기존 총급여 5500만원 초과 시 12%)을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이현옥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납입 단계에서 12% 세액공제가 있는데 청년은 15%로 높이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재정경제부에서 추가적인 세제 지원을 지속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후 자산의 누수를 막기 위한 '넛지(Nudge)' 장치도 더해진다. 퇴직 시 일시금 수령 의사를 사전에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 형태로 분할 지급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이 도입된다. 일시금과 연금 수령 시의 세금 차이와 기대 수익액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비교 정보 사전 제공도 의무화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업자 평가 역시 상위 10%만 공개하던 정성평가 관행을 깨고, 수익률과 연금성 중심의 정량지표로 1등부터 47등까지 전면 공시해 가입자의 선택권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 안착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난관은 전체 미도입 사업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0인 미만 영세기업의 비용 부담이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 조기 도입 사업장을 위한 적립금 매칭 지원(60억원)과 경영 자금 융자비용 보전(62억원)을 편성했지만, 현장의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넘어간 '1년 미만·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의 퇴직급여 사각지대 해소 역시 향후 노동계와 경영계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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