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영업익 106조5000억원⋯HBM4ㆍ서버용 메모리 판매 급증
DX부문 8000억원 적자⋯환율 악재에도 반도체 호황이 실적 견인
올해 시설투자 84조4000억원⋯주주환원 최대 110조원 추진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기술기업의 실적 역사를 새로 썼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수익성 악화,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에도 반도체 사업이 압도적인 이익을 창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84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단행하고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며 반도체 초호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연결기준 3분기 매출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783%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4%, 20% 늘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글로벌 기술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전 분기보다 2.8%포인트(p) 상승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조3000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메모리 사업 매출은 14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했다. 제한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AI 제품 중심으로 운영한 가운데 6세대 HBM인 HBM4 판매가 대폭 확대됐다. 서버용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스템반도체 사업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시스템LSI는 신규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 공급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 파운드리는 HBM용 베이스다이 매출 증가와 첨단 공정 판매 확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도 이어졌다.
특히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달러와 유로 등 주요 통화 환율 하락으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 분기 대비 약 10조원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판매 확대와 제품 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적자를 기록했다. DX부문 매출은 5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8000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모바일경험(MX)사업은 갤럭시 Z 폴드8 등 폴더블 신제품 출시 효과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부품 원가 부담이 이어졌다. 네트워크 사업 역시 북미 시장과 소프트웨어 매출 감소로 부진했다.
TV와 생활가전 사업도 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종료로 매출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국내 판매와 구독·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에도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이익이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 디스플레이 역시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거뒀다. 전장과 오디오 제품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미국 관세 환급 효과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반도체 수요 강세에 힘입어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전틱 AI 확산과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HBM4와 고성능 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을 늘리고 2나노와 4나노 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양산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도 반도체 초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록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 제약으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을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4E 양산에 나서는 한편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통해 글로벌 생산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호황에 대응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투자에 84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DS부문에 76조8000억원, 디스플레이에 3조9000억원을 배정했다. 메모리 신규 공장 등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첨단 파운드리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주주환원 규모도 대폭 늘린다.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으로 총 30조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4601원이다.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미 집행하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하면 잔여 재원은 55조~75조원이다. 삼성전자는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 회복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AI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전례 없는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과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