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전날 6% 넘게 급등한 가운데, 단기 차익 실현 매물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 반응으로 하락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날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증시 반등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혔다.
29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전날 6%대 지수 폭등에 따른 단기 차익 실현 물량,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실적 발표 이후 엇갈린 시간 외 주가 반응 등으로 하락 출발할 전망"이라고 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8%, 나스닥지수는 0.27%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75%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 힘입어 마이크론(5.86%)과 샌디스크(7.7%)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고, 오라클은 2028년 잉여현금흐름(FCF) 흑자 전환 전망을 제시하면서 10.7% 급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도 지난 9월보다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것으로 해석됐다.
워시 의장은 9월 금리 인상 이후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했으며, 향후 물가 지표 등을 확인하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70%대 후반으로 FOMC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 연구원은 이번 FOMC가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이 통화정책보다 AI 기업들의 실적과 수익성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엇갈린 실적과 주가 반응을 보이면서 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시장의 판단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기 매출액 923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907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4.89달러로 예상치(4.73달러)를 상회했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186억달러로 전망치(85억달러)를 크게 웃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4%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알파벳은 구글 검색 부문 등의 매출 부진으로 분기 매출액이 1276억 달러에 그쳐 시장 전망치(1282억달러)를 밑돌았다. 잉여현금흐름(-91억달러)로 예상치(-27억달러)보다 악화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0%대 급락했다.
다만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매출은 48% 증가했다. 두 기업 모두 연간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 연구원은 AI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 개선 여부에 따라 주요 빅테크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이익 성장뿐 아니라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가 발표한 호실적과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반등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제시한 중장기 메모리반도체 수요 전망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에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제시할 장기공급계약 규모와 가격 협상 여건, 중장기 반도체 판매 물량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현금배당 확대 등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화할지도 주목된다.
한 연구원은 "전날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이 증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제공했던 만큼, 오늘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규모 및 가격 협상 여건, 중장기 물량 판매 현황 등이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어 "이를 통해 반도체 업종의 미래 이익 신뢰성이 추가로 회복될 수 있는지, 현금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방향성이 구체화되는지가 향후 반도체를 포함한 국내 증시의 반등 지속력과 외국인 수급 환경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