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단 조성 5년 이내 단축에도…송전망 갈등·기업 이전 '산 넘어 산’[320개 규제특례의 명암]

입력 2026-10-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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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구축 난항에 토지보상도 변수
송전망 갈등·기업 이전에 속도전 제동
인허가 단축에도 현장 난제 여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출처=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출처=SK하이닉스)

정부가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내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지만, 전국 주요 반도체 산업거점에서는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주민 갈등과 기존 기업 이전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송전선로는 주민 반발로 입지 선정 단계부터 진통을 겪고 있고, 산단 내 기존 기업 이전 협의가 늦어지면서 공사 발주 일정이 밀리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여러 과제가 산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산업통상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산단 기획·인허가·보상·설계 등을 병행해 조성 기간을 5년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규모 전력 공급시설과 산업용수 관로 등은 행정절차 간소화와 별개로 실제 건설 과정에서 주민 협의와 부지 확보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표적인 난제가 반도체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 구축이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송전선로 건설을 놓고 충청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주민 반발이 불거졌다. 세종과 공주, 천안 등 송전선로 경과 지역 주민들은 수도권 반도체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지역이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1월에는 한전의 송전선로 입지 선정 관련 회의를 저지하려는 주민들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5월 전국 27개 송전선로 사업의 입지 선정 절차를 한 달간 보류했다. 이후 6월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재개가 추진됐지만, 주민단체가 반발하는 등 갈등은 이어졌다.

실제로 동해안∼신가평 500kV 송전선로는 과거 주민 반발 등으로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약 66개월 지연되기도 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서는 기존 기업 이전 문제가 부지 조성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산단 2공구에는 기존 기업 89곳이 있으며 이 가운데 52곳과 이전 협의를 마쳤다.

나머지 기업들과의 협의가 진행되면서 2공구 발주 일정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LH는 삼성전자 첫 번째 생산공장이 들어설 1공구를 우선 조성하고 2공구는 기업 이전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토지 소유주와의 보상금 산정 이견과 매장유산 조사도 남은 변수다. 또한,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서는 전력·용수 공급시설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면 장거리 송전망을 확충해야 하고, 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관로와 취수시설 등도 갖춰야 한다. 관련 기반시설 사업의 행정절차가 단축되더라도 송전선로 경과지 협의와 관로 건설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단의 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 개선과 함께 실제 갈등이 발생한 송전망 사업의 주민 협의, 기존 기업 이전 및 보상 문제 등을 해결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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