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美 상장 접자 개미들 웃었다...SK하이닉스 4.42% 반등

입력 2026-10-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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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중복상장 불확실성이 걷히자 투자심리는 즉각 화답했다.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 상장 추진을 두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 압박이 거세지자, SK하이닉스가 상장 검토를 전면 중단하면서다. 전날 5% 넘게 미끄러졌던 주가는 간밤 미국 반도체주 폭락 악재를 뚫고 하루 만에 4%대로 상승 마감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42% 오른 1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미국발 기술주 한파에 약세로 출발했으나, 오전 11시 34분 상승 전환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메타의 대규모 AI 설비투자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환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72% 급락했지만, 개장 전 나온 솔리다임 상장 철회 공시가 반등 방아쇠가 됐다.

이날 오전 7시 33분경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와 기업공개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최근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IPO를 추진하는 것이 회사와 기존 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급증에 맞춰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신규 팹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회사 밑에 손자회사로 솔리다임을 두는 다층적 구조로 상장할 경우, 모회사 가치가 깎이는 '더블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특히 이달 21일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서 매도 물량을 받아줄 수급 공백이 생긴 데다,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솔리다임 상장을 중복상장 규제 대상으로 못 박고 주주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당일 주가는 5.49% 급락한 122만3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외형 확장보다 모회사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복상장 리스크 해소를 넘어, 기존 주주에게 이익을 직접 돌려주는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 성장성이나 투자 필요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회사가 성장 전략보다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천명한 것"이라며 "28일 예정된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구체적이고 강화된 주주환원 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바닥권에 근접한 밸류에이션과 본업 현금 창출 능력도 추가 반등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2027년 추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0배로 역사적 하단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김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모바일 판가 상승과 장기공급계약(LTA) 가격을 기반으로 한 이익 성장이 가시화된 만큼 탄탄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현재 본주와 50%가량 벌어져 있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간의 가격 괴리를 좁히려는 노력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상장 철회로 외부 자금을 수혈할 통로가 좁아진 만큼, 막대한 AI 설비투자 비용을 자체 현금흐름으로 감당해야 하는 재무적 과제는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의 AI 선행투자 부담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실제로 메타와 오라클, 코어위브 등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고 테슬라가 연간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는 등 투자금 회수 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재무 여력을 두고 시장의 잣대가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 상장 철회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수용한 결정으로, 중복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과 지분 희석 경계감을 덜어낼 수 있는 호재"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부 자본 조달 기회가 줄어들어 향후 회사의 자체 투자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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